백남준아트센터는 1일부터 10월 24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기획전 ‘오픈 코드, 공유지 연결망’을 진행한다.

작가 13팀이 참여한 전시는 관람객에게 컴퓨터 사용자의 수준을 넘어 디지털 코드의 본질과 속성을 탐구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백남준의 1995년 동판화 작품 ‘고속도로로 가는 열쇠’는 고대 언어가 새겨진 이집트 화강암 석판 로제타석처럼 인터넷망이 디지털 언어가 기록된 현대의 로제타석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됐다.

비디오 영상 화면 이미지가 나열되고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등으로 백남준의 예술 이력이 서술된 작품은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 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오늘날을 원초적인 석판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독일 베른트 린터만·페터 바이벨 작가의 2017년 다채널 프로젝션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 ‘당신의 코드’(유어 코드·YOU:R:CODE)는 거울 앞에 선 관람객을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한다.

현실에 가까웠던 가상의 이미지는 점차 산업용 판독 코드로 축소되는데, 유전자 암호처럼 우리의 모습은 코드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독일 페터 바이벨·크리스티안 뢸케스 작가는 2018년 데이터 설치 작품 ‘데이터 필드로서의 세계’를 내놨다.

데이터 클라우드(구름)의 모습으로 공중에 설치된 스크린 25개는 해와 달이 이끈 과거의 길을 인공위성 등 기술 장치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 센터, 백남준아트센터, 김승범 작가가 협력한 ‘디지털 코드의 계보학’은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 컴퓨터 기술 개발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진코드 개발, 초기 컴퓨터, 최초의 신경망, 인공지능 등 디지털 코드의 역사가 전시실 한쪽 벽면을 따라 기록됐다.

여기에 더해 국내 컴퓨터 도입, 이메일, 워드프로세서 등 커뮤니케이션 도구 등 한국에서 일어난 디지털 코드 계보학도 추가됐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ttps://njp.ggc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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