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집, 도서관. 또다시 학교, 집, 도서관.’

 학창시절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들은 당시 착실했던 생활 루틴을 빗대어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학교 숙제나 시험 준비를 위해 밤 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펜을 잡고 공부하는 모습을 우리는 ‘학생다운 성실한 배움의 자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는 지금까지 인간 삶에 필요한 기능과 자격을 습득하고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학력을 인증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국가에서 양성한 ‘교사’를 통해 국가가 인증한 ‘교과서’를 매개로 효율적으로 일사분란하게 교육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은 근대사회부터 100년 넘게 이어진 획일화된 학교교육에 대한 변화와 혁신의 강한 요구에 직면해 있다.

 학자들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교육은 창의성과 다양성이 존중되고 개인의 성장을 넘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꿈의학교’는 이 같은 미래교육을 지향하는 정책이다. 

 학생들은 경기꿈의학교를 통해 마을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꿈을 기획하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받으며 배움에 몰입할 수 있고, 마을 속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살아있는 교육을 경험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본보는 지난해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경기꿈의학교를 연중 기획으로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광주 ‘청소년공연전문가 꿈의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광주 ‘청소년공연전문가 꿈의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학교와 마을을 넘나들며 배우는 미래교육 현재 진행형 ‘경기꿈의학교’

2014년 첫 당선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중점 정책인 경기꿈의학교는 2015년 6월 209개 교로 시작된 이후 2016년 463개 교, 2017년 851개 교, 2018년 1천140개 교, 2019년 1천908개 교, 지난해 1천919개 교 등 매년 질적·양적 성장을 거듭하며 올해로 운영 7년 차를 맞았다.

올해는 2천69개의 꿈의학교가 최종 선정돼 도내 곳곳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덴마크의 ‘청소년 시민학교’를 모델로 시작된 경기꿈의학교는 미래 학생의 역량인 서로 협력하는 ‘더불어’와 자신의 꿈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스스로 정신’을 강조한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꿈의학교를 통해 학생들이 상상하고 꿈꾸는 것들을 마을의 다양한 학생들과 함께 도전하며 성장하는 학생 주도의 활동을 지원 중이다. 또 학교 밖 마을의 다양한 공간과 전문가들이 지역 학생들의 꿈 실현을 위해 참여함으로써 학생과 마을이 공동 성장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특히 배움의 주체인 학생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운영하는 학생 중심 교육으로 이뤄지면서 미래 공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씨드콥과 함께하는 역사보드게임 꿈의학교’의 수업 모습.
‘씨드콥과 함께하는 역사보드게임 꿈의학교’의 수업 모습.

# 마을과 학생의 특성별 맞춤 운영

경기꿈의학교는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다함께 꿈의학교 등 마을공동체와 학생들의 특성에 맞춘 3가지 유형으로 운영 중이다.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는 학생이 운영의 주체로서 스스로 운영하는 꿈의학교다. 도내 초·중·고교생 및 학령기 학교 밖 청소년 누구나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꿈의학교를 설립한 뒤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직접 모아 운영하는 학교 밖 교육활동이다.

올해 선정된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는 1천6개로, 전년도 789개보다 대폭 확대됐다. 1개 교당 지원금도 300만 원 이하에서 500만 원 이하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전역의 꿈의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온라인 학생토론회와 정책제안 설문을 통해 제시된 학생들의 정책의견을 도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반영된 결과다.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는 마을교육에 뜻이 있는 다양한 교육주체들이 지역 학생들의 다양한 꿈을 지원하는 교육활동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운영 유형도 다양하다. 먼저 꿈의학교에 처음 진입하는 ‘도전형’과 운영 경험자들의 ‘성장형’으로 구분된다. 신규 운영자는 꿈의학교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선정해 지역의 마을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기존 운영자는 프로그램의 성장과 운영 내실화를 중심으로 마을교육생태계 성장을 지원한다.

포천 ‘퍼포먼스 페인터즈 꿈의학교’ 학생들.
포천 ‘퍼포먼스 페인터즈 꿈의학교’ 학생들.

또 3단계에 걸친 도교육청의 심사 과정을 통해 최종 13개 교가 선정된 ‘사회적협동조합형’은 지속적인 컨설팅과 학습을 통한 마을교육공동체의 자생적 성장 및 꿈의학교의 지속발전이 가능한 장기적 발전 모델로 만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과거 예비 꿈의학교 성격으로 운영되던 ‘마중물 꿈의학교’를 폐지한 뒤 지난해 신설된 ‘다함께 꿈의학교’는 다양한 기관과 기업이 교육 공공성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 또는 기부해 꿈의학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수련원과 문화의집 등 지역 인프라 활용을 위해 기관과 기업 등이 교육지원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비공모형(기부형)’ 방식으로 운영됐던 다함께 꿈의학교에서는 올해 ‘청소년단체형’이 새롭게 시작되는 점이 눈에 띈다.

‘청소년단체형’은 과거 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청소년단체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함께 활동하며 마을 속에서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마을교육의 가치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꿈의학교

마을교육공동체는 자발적인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함께 성장한다. 마을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꿈의학교를 통해 진정한 마을교육공동체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경기꿈의학교가 7년 차가 되면서 꿈의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다시 꿈의학교의 멘토로 참여하고, 학생들의 변화를 확인한 학부모들이 마을교육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학생들을 위한 소통과 나눔의 장은 지역별로 더욱 다양하고 내실 있게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지역별 업무담당자들이 함께 하는 학습공동체를 통해 마을교육을 이해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생적인 성장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천 ‘우산국, 그리다 꿈의학교’에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이천 ‘우산국, 그리다 꿈의학교’에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경기꿈의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경기도의회 및 각 시·군의회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도교육청은 연 2회 도의회와의 정담회 및 도의회와 함께 하는 지역별 학습공동체 간담회를 통해 현장과의 소통과 의견 수렴의 기회를 마련 중이다.

특히 꿈의학교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시·군의원도 꿈의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꿈의학교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명실상부한 마을교육으로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미래교육은 더 이상 무의미한 점수나 학벌 경쟁이 아닌 삶과 연계된 역량을 키우는 참된 배움으로의 변화를 지향하고 있다.

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 관계자는 "경기꿈의학교는 학생들의 배움이 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마을 내 어디서든 학생들이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만들어 가는 새로운 교육운동이라 할 수 있다"며 "배움의 공간이 학교를 넘어 마을로 더욱 넓게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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