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행복한 농협, 재정이 튼튼한 농협, 경영이 투명한 농협을 만들겠습니다."

의정부농협 김명수(60)조합장은 2019년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을 넘기 어렵다는 공식을 극복하고 53.2%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취임 이후 공약대로 현재까지 출퇴근 시 관용차량이 아닌 10년 넘게 타고 있는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며 탈권위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1969년 출범해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의정부농협은 조합원 2천600여 명의 경기북부 최대 규모 단위농협 조합이다. 김 조합장은 의정부 토박이이자 농업인의 아들로서 의정부농협의 변화와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본보는 임기 절반을 넘긴 김 조합장에게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농협 성장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 소개와 그동안의 소회는.

▶의정부시 고산동에서 태어나 논과 밭 사이의 농로를 지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농사를 지으시며 농협 조합원으로 활동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농업과 농협에 관심을 갖고 성장했다. 

2019년 2월 조합장 선거 준비를 하던 시간은 의정부농협에 대해 공부하고 조합원님들의 생각을 묻고 공약을 만드는 바쁜 시간이었다. 하지만 조합장이 되고 보니 그 당시 바빴던 것은 엄살이었다. 거의 매일 아침 일과가 시작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하루를 온전히 의정부농협을 위해 쓰고 있다. 제가 바쁜 만큼 조합원님들이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취임 당시 협동조합의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농협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협동조합의 원칙은 개방적 회원제도, 민주적 관리,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과 정보의 제공, 협동조합 간 협동, 사회적 기여다. 이 원칙이 흔들리면 협동조합은 사회적 연대 없는 이익만 추구하게 되고, 권력이 집중돼 다수의 조합원들을 소외시키고, 결과적으로 공정한 분배를 기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큰 권력이나 재산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스스로 개혁하고 협력해 사회적·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고 평등하게 나누는 곳이다. 기회가 날 때마다 이 원칙을 조합원님들과 나누고 함께 실천하고 있다. 

-의정부농협 운영 방안 중 강조하고 싶은 점은.

▶지난해 말 기준 의정부농협의 자산 규모는 약 1조4천376억 원이며 조합원은 6월 말 기준 2천607명, 준조합원은 9만2천 명이 가입돼 있다. 이미 경기도에서도 사업량이 우수한 농협으로서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금융기관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튼튼해야 한다. 지속적인 자본 증대를 위해 출자금의 증대 이익금 사내 유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또 투명한 경영을 위해 지난해 상임감사제도를 도입했고, 외부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있다. 

조합원이 행복한 농협은 우리 농협 모든 활동의 목적이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농업경영비 지원, 농자재 지원, 조합원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원, 의료비 지원 방식 개선 등 많은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활동마다 조합원분들의 의견을 경청해 반영하고 있다. 또한 농업인의 고령화와 더불어 농촌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 1998년부터 진행해 오던 농촌인력지원사업의 인력을 지난해부터 농가당 10명에서 15명으로 확대 운영해 실질적인 영농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농산물 보관을 위한 저온저장고 보급, 노동력 절감을 위한 충전식 예초기 보급, 산불 예방을 위한 농경지 잔가지 파쇄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소수의 이익을 우선해 전체 조합원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혹여라도 협동조합의 재화, 용역이 소수의 조합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회의 공평함을 강조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시간을 내지 못하는 조합원들에게는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왕이면 더 많은 조합원들이 농협을 배우고 농협에서 이익을 찾을 수 있도록 각 조직 운영과 교육사업을 꼼꼼하게 추진하고 있다.

-조합원과 의정부시에 하고 싶은 말은.

▶2021년 의정부농협 사업계획에 반영된 교육지원사업비의 내실 있는 집행을 통해 각 농가의 실익이 증대되도록 해야 한다. 금융환경은 점점 어려워지지만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 최대의 배당을 조합원님들께 돌려드리는 것이 우리 농협 임직원의 역할이자 임기 내내 놓지 못할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이 어려운 시기다. 농민이니까, 농협이니까 무조건 이해하고 이용해 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의정부농협이 더 나은 모습으로, 믿을 수 있고 신선한 농산물로 시민들께 다가가겠다. 의정부농협 하나로마트와 직거래장터를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농협을 통한 금융거래 그 자체로 우리나라 토착 자본을 후원하게 됨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현재 도내 일부 지자체는 ‘농민수당’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의정부도 농민들의 사기 양양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지역 개발로 인한 농지 감소로 도시화돼 가는 의정부에 뿔뿔이 흩어져 살며 살아온 터전을 그리워하는 농민들에게 문화센터, 로컬푸드 매장, 농업박물관 등을 통해 그들의 애환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도 함께 고민할 때라고 생각한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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