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구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장정구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최근 4건이 인천시 등록문화재가 됐다. 2019년 말 관련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모두 중요한 문화재겠지만 필자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제2호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다. 양버즘나무라고도 하는 플라타너스는 도입종으로 자유공원 플라타너스가 우리나라 최고령이다. 자유공원 또는 만국공원 명칭을 두고 이견이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임은 분명하다. 개항장 주변으로 우리나라 최초를 자랑하는 근대유산이 많다. 인천은 근현대 우리나라가 세계로 나아가고 또 세계를 맞이하는 곳이다.  

인천 남동구에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있다. 여느 공원들과 달리 갯벌, 갯골, 염전 등 연안습지를 복원한 곳이다. 2009년 5월 복원이 완료된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염생식물 등 다양한 연안습지생물의 서식지이며 철새 도래지이다. 연안습지가 육상화되면서 갈대가 군락을 이룬다. 산책로와 쉼터는 남동구뿐 아니라 수도권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염전에서 천일염 생산을 체험할 수 있는 수도권 유일의 연안습지생태공원이다. 

지난 7월 있었던 환경녹지 분야 주민참여예산 정책토론회에서 인천시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을 목표로 6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개발제한구역 훼손지 복구 등 비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소래습지생태공원부터 람사르습지인 송도갯벌까지 약 660만㎡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는 시흥과 공동으로 시흥갯골생태공원까지 824만㎡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제1호 근대식 도시공원에 이어 대한민국 제1호 국가도시공원이 인천에 탄생하는 셈이다.

공원은 크게 자연공원과 도시공원으로 나뉜다. 자연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르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이다. 1967년 12월 지리산국립공원을 시작으로 2016년 8월 태백산국립공원까지 22개 국립공원이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일명 도시공원법)에 의한 도시공원은 인천대공원이나 월미공원, 중앙공원, 부평공원 등이다. 보통 도시공원들은 지자체에서 만드는데, 300만㎡를 넘는 경우에는 국가에서 지정하고 지원할 수 있다. 바로 국가도시공원이다.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 5년이 넘었는데 아직 국가도시공원은 없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한남정맥의 성주산과 거마산, 소래산에서 발원한 장수천이 인천앞바다로 흘러드는 하구에 위치하고 있다. 또 다른 지방하천인 운연천과 신천이 바다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로 직접 흘러드는 인천의 하천들 중에서 유일하게 하구가 막혀 있지 않는 하천이다. 백두대간의 2차 산줄기인 한남정맥에서부터 인천대공원으로, 장수천과 운연천으로 산줄기와 물줄기의 생태축이 온전하게 연안습지로 이어진다. 송도국제도시 개발로 바닷물길이 좁아지면서 밀물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자연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는 공간이다. 소래포구부터 해오름공원, 늘솔길공원 등 남동산단과 송도국제도시로 이어지는 중요한 해안친수공간이기도 하다.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진행하면서 내년 초 국토교통부에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제1호 국가도시공원이라는 타이틀, 최초의 근대식 도시공원의 인천에서는 당연한 일로, 별로 특별할 게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높이가 불과 300m 남짓인 한남정맥이 언제부터인지 그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됐다. 단순한 녹지에서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핵심 녹지로, 또 핵심 생태축으로 ‘한남정맥’으로 바로 불리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시민들에게, 또 이웃 생명들에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가도시공원은 인천시민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공원이다. 그 혜택도 수도권 시민들 전체가 누리게 될 것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환경특별시 인천의 위상도 높일 것이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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