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수준의 향상과 백신·항생제 개발 등으로 감염병이 크게 감소하면서 학자들은 인류에게 감염병은 더 이상 위협 요인이 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인구의 도시 집중, 교통수단의 발달 등으로 신종 감염병의 전파 기회를 증가시켰다.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거나 출현하는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생활환경이 구분되지 않아 다양한 인수공통 감염병이 출현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또한 삼림 남벌로 인한 삼림환경의 변화, 댐 건설 등 대규모 토목공사 등은 자연생태환경을 변화시켜 예기치 않은 감염병의 출현과 유행의 요소가 되고 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존하기 때문에 자연계에서 신종 감염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원체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변화한다.
제1·2차 세계대전이 사람 간 전쟁이었다면 제3차 세계대전은 인간과 바이러스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라틴어로 독(poison)이라는 뜻인데, 19세기 후반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세균뿐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이나 남극의 빙하에서 잠자고 있던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슈퍼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 바이러스는 질병의 유행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약과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 여러 해가 소요돼 감염병으로 인한 인간과 가축의 피해는 엄청나다는 것이다.
1918~1919년 스페인독감이 유행해 2천500만~5천만 명이 사망했고, 1957년 발병한 아시아독감으로 200만 명의 인구가 사망했으며 1968년 홍콩독감의 유행으로 75만 명이 사망했다. 1980년 세계보건기구는 두창이 지구상에서 박멸됐다고 선언하면서 향후에는 감염병에 대한 위험이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1981년 처음 보고된 에이즈로 인해 연간 200만 명 이상, 현재까지 3천600만 명이 사망했다. 1997년 홍콩에서 최초로 발생한 조류독감의 유행으로 1천700명이 사망했으며, 2002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해 전 세계에 유행한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8천 명이 감염돼 774명이 사망했다.
2008년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시킨 인간광우병은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2009년 3월 북미 대륙에서 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가 214개국에 유행해 1만8천500명이 사망했고, 우리나라에서는 75만 명이 발생해 260명이 사망했다. 2012~2015년 유행한 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유행으로 1천599명이 감염돼 574명이 사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86명이 발생해 36명이 사망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2021년 8월 4일 현재 2억 명 발생에 426만 명이 사망해 최근 유행한 감염병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만 명 발생에 2천 명이 사망했다. 왜 이런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물과 동물, 사람에게까지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것이다. 현재 인간과 동물 사이에 유행하는 이 바이러스는 인간이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등 자연에 대한 지배권을 남용한 결과인 것이다.
문제는 바이러스 감염병의 대유행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100년 전엔 스페인독감이 유행하였는데, 2005년 사스가 유행했고, 이후 10년 만인 2015년 MERS가, 그 후 5년 만인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엄청난 인명피해는 물론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이 종료된 이후 언제 다시 신종 바이러스가 유행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 스스로 체력을 보강하며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또한 인간 간에 물리적 거리 두기(physical distancing)를 실천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개인위생을 잘 지켜 바이러스의 체내 침입을 억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국은 자연환경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