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 박순자 의원이 과거 의정부에 있던 천상병 시인의 고택이 시의 안일한 행정으로 충남 태안으로 옮겨 갔다며 고택 복원 등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30일 열린 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아직도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의정부시가 문화도시 지정에 재도전하며 역사와 문화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천 시인이 살던 의정부시 장암동 수락산 자락의 고택이 충남 태안군 안면읍 대야도 바닷가 언덕에 있는 까닭이 어떤 연유인지 참으로 궁금하다"며 "고택이 고스란히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 우리 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가 매년 4월 천 시인을 기리고자 2004년부터 ‘천상병예술제’를 열고 있고, 천 시인의 대표 시 ‘귀천’에 나오는 시어 ‘소풍’을 본따 여러 곳의 ‘소풍길’도 있다"며 "하지만 그분의 고택을 복원시키지 못하면서 절름발이 예술제라는 불명예를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문화도시 지정이 되려면 소중한 문화자산 복원에 대한 책임 있고 적극적인 실행이 필요하다"며 "문화유산은 그 가치를 대대로 계승해야 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천 시인의 고택 복원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역사와 문화자원의 명소화 방향과 유명인의 인물 보존 방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택의 원상 복귀가 어렵다면 대안으로 수락산 자락 소풍길 어딘가쯤에 모형 고택이라도 세우는 계획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천상병 시인은 생의 마지막 13년을 의정부에서 보냈으며, 그의 고택은 2004년 당시 재개발로 철거 대상이 되자 천 시인의 지인이 사비를 들여 충남 태안으로 옮겼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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