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이방인들

장마리 / 문학사상 / 1만3천50원

이 책은 삶의 현실을 부둥켜안고 고뇌하는 인간들을 통해 한반도와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이 시대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 나간 작품이다. 냉혹한 현실에 패배하더라도 생의 한가운데로 뛰어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송가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준호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에 귀국한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대성제재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옥 자재 소나무만 취급하던 곳이었다. 할아버지가 고집스럽게 지켜온 이곳은 값싼 미국산 원목 더글러스(홍송)가 수입돼 전국에 대량 보급되자 위기에 처한다. 대각제를 쪼개 실내 장식업체에 파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간신히 버티고 있었지만 할아버지는 중국동포 원목상에게 사기를 당하자 화병이 나 타계하고 말았다.

빅토르는 대대로 벌목을 생계로 삼던 집안의 장남이었다. 고생만 하는 벌목이 싫어 어릴 때 가출을 했고, 이르쿠츠크로 도망 나와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준호를 만나 개인 기사로 일하게 됐다. 가난하지만 성실한 빅토르에게 준호는 호의를 베풀었고, 친절한 준호에게 빅토르는 자기 여동생을 소개시키면서까지 그와의 인연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한국으로 돌아간 준호는 그 후로 아무런 연락이 없다. 하는 수 없이 빅토르는 고향으로 돌아가 북한의 벌목장에서 카마즈(원목 운반 전문 트럭)를 운전한다. 1년 후 준호에게서 연락이 온다. 시베리아산 소나무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에 빅토르는 자신이 일하는 벌목장의 사업소장 지석을 소개한다.

지석은 당 비서의 아들로 러시아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최연소 교수로 내정돼 있었으나 아샤라는 러시아 여학생을 사랑하면서 사회주의 체제에 회의를 느끼고 공화국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어긴다. 그 때문에 아버지는 지석을 러시아 벌목장으로 보내 공화국에게 진 빚을 갚으라 명령한다.

벌목장에 간 지석은 사업소 운영을 놓고 부소장과 갈등을 빚는다. 지석이 기존 운영 방식을 자꾸 무시한다고 생각한 부소장의 불만은 커져만 간다. 특히 중국동포 원목상에게 원목을 빼돌려 뒷돈을 챙기던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쫓아내고자 한다.

열악한 환경과 부소장과의 갈등으로 신경성 위염을 앓으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지석은 그러면서도 사업소의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지석 때문에 뒷돈을 챙기지 못하게 된 부소장과 보위부원은 그런 지석을 예의 주시한다. 그리고 그의 숙소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각자의 사연을 간직하고 시베리아 밀림으로 모여든 이들은 운명처럼 실패하지만 그 자리엔 새로운 우정이 피어난다.  

생명의 흐름 타기

배정식·정영주 / 밥북 / 2만2천500원

이 책은 요가 40년, 무예 50년 수련의 ‘아시 선생’의 치유 가이드다. 저자가 수련을 통해 깨달은 건강과 삶의 통찰, 즉 생명의 흐름을 타는 비법을 전해 주는 책이다. 

생명의 흐름이란 생명의 원리에 맞춰 자신과 세상의 생명을 온전히 보전하며 삶이 가치롭고 행복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책은 저자가 긴 시간의 체험과 고행으로 깨달은 ‘생명의 흐름을 타며 살아가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이해하기 쉽고 읽기 편한 에세이 형식으로 들려준다.

생명의 흐름을 타는 데 필요한 건강, 수련, 일상, 인생 등의 다양한 요소와 방법을 그에 맞춰 알려 주고, 여러 요소가 하나로 통합돼 몸과 마음을 보존하고 단련하도록 안내한다. 여기에 저자가 했던 다양한 치유 사례와 ‘아시오 건강법 4대 원리’, ‘아시오 건강법 수련 9단계’를 친절한 설명과 함께 문답식 구성으로 알려 줌으로써 누구나 쉽게 생명의 흐름을 타고 키워 가는 방법을 알고 배우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책 사이사이에 저자의 수묵화 등 작품과 저자의 통찰을 시처럼 쓴 글들을 배치하고, 마지막에는 저자의 전각아트 작품을 실어 끝까지 읽고 보는 즐거움을 안겨 주고 있다.

중국을 이기는 비즈니스 게임

최승훈 / 리치스가이드 / 1만6천200원

이 책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겪은 중국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로부터 필승 노하우의 핵심을 추려 낸 것이다. 중국인과 중국 비즈니스의 민낯을 넘어 본질 구석구석까지 파헤쳐 놓은 한중 비즈니스의 해부학 교재라고 지칭할 만하다.

이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인가. 그 선택에는 이 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고 또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선택도 있다.

상대를 잘 파악해 합리성에 기반한 냉철한 이성으로써 사업하는 것과, 무지한 낙관과 우리 사회에서나 통용될 법한 정의감 등의 잣대로 임하는 것은 천양의 차이로 귀결한다. 중국과의 사업에서 결핍해서는 안 될 태도와 필수 지식이 해학, 분노, 감동, 충격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전수된다. 이길 수 있는 진짜배기 정보를 현장감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책만의 강점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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