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정 비율의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이후 방역체계를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고령자의 90%, 전체 성인의 80%에게 접종이 진행되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전략을 사용하려고 한다. 

한마디로 코로나19가 상존하는 일상을 살아간다는 말이다. 영국이나 싱가포르, 프랑스 등 주요 국가는 위드 코로나를 시작했다. 일반적인 방역수칙을 지속하며 제한했던 일상생활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일 1천500명 안팎의 확진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지금, 위드 코로나가 얼마만큼 안전할 것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자도 감염시키고 있는 마당이라 일반적 방역의 효력을 자신할 수 없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전한 일상을 펼치지 못한 것이 2년 가까이 되니 사람들의 인내심은 바닥났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툭하면 영업시간 제한을 벌이는 바람에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고, 매달 소모되는 유지비용에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나중엔 어찌될지 몰라도 일단은 위드 코리아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실제 18세 이상 500명에게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에 찬성 응답은 58.5%였다. 잘 모르겠다는 7.2%, 반대는 34.3%였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도 새 방역체계의 점진적 전환을 언급하며 방역과 일상의 조화를 이야기했다. 

치명률을 낮추고 방역을 일상화해 바이러스와 같이 사는 일상이란 안전한 것인가. 새 방역체계는 병균을 옆에 두고 언제든 감염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제한당한 시간이 길어 더 이상의 여력이 없는 것이 기업과 가계의 실정이다. 어떻게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에 선뜻 찬성의 표시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70%의 국민들에게 백신을 주사했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것이 돌파감염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음이 증명되고 있다. 

병원균으로부터 차단을 위해 사람들의 동선을 추적하며 확진자와 함께 했던 사람들을 집중 검사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았어도 지금 4차 대유행까지 왔다. 그런데 거리 두기와 개인들에게 방역을 일임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가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고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일부 국가는 기존 백신의 파워를 강력하게 유지하고자 부스터 샷까지 시도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하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물론 백신을 맞아 초기보다 치명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치명률이 낮으니 일상으로 복귀해 활동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들 것이다. 그러나 분명 강력한 통제를 해제한 후에는 확진자가 늘었다. 

역사상 이렇게 긴 기간 동안 거리 두기를 한 적도 없고 국민들이 고통을 받은 적도 없다. 어느 정도 통제가 된다면 새로운 체계의 시도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꾸준히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신중해야 한다. 변이를 거듭해 생존 여건을 강화하는 바이러스보다 강력하게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치료제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감염 시 바로 처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생활은 매우 힘들다. 코로나19를 없애지 못하니 함께 살자고 하는 것인데, 감염병 초기와 지금 달라진 것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주사한 것뿐이다. 

감염균은 점점 강력한 전염력을 가지고 확산되는데 아이들은 아무런 준비도 시키지 못했다. 백신을 맞춘 것도 아니고 마스크 하나로 코로나와 대치하고 있다. 만일 이 상황에서 방역 수준을 낮춘다면 학교생활로 불특정 다수의 감염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아이들은 누가 지킬 것인가. 게다가 지금은 4단계 수준이 아닌가.

이대로라면 체력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확진자가 적어졌다고 방역 수준을 낮추고 많아졌다고 방역 수준을 높여 결국 4차 대유행까지 만들었다.

위드 코로나는 성급할 일이 아니다. 먼저 진행하는 나라들이 있으니 이들을 관찰해 국내 상황에 맞는 위드 코로나 형태를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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