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무공해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생태계도 크게 변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등의 혼재 기간이 크게 줄면서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산업생태계 붕괴가 나타나면서 일자리 상실은 물론 준비되지 않은 분야의 경우 일순간에 도태되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생산 공장은 전기차 생산의 시작으로 30~40%의 인력을 줄여야 되다 보니 노사 갈등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동차 정비업 분야의 경우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은 아예 손을 대지 못해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 4만5천 개의 정비업이 있으며, 여기에 종사하는 인원이 약 20만 명 이상임을 짐작해 볼 때 그 우려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분야에서 가장 큰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약 30조 원의 중고차 분야도 중고 전기차는 배터리 문제로 아직 제대로 된 산정 기준이 없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변화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자율주행 개념이 부가되면 발레(valet) 분야나 물류 분야의 일자리 상실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급변 요소가 커지고 있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보완대책이 없다면 일자리 문제는 물론 먹거리 확보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역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래차 기술인력 양성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특히 인공지능, 센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꼭지들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이 매우 부족해 앞으로가 더욱 걱정 된다. 아직은 버티고 있지만 미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융합적인 미래 모빌리티로 확대되고 복합화되기 때문에 전문인력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대학은 이에 대한 대비가 매우 미흡하다. 특히 상당수 교수들이 내연기관차의 엔진이나 변속기, 배기후처리장치 등 기존 연구를 진행한 경우가 대부분인 상태여서 미래차를 가르칠 수 있는 인력 자체도 없다.

이미 전국적으로 내연기관차 연구에 대한 학생들의 지원이 많이 사라져 미달되는 상황이 나타날 정도이다. 죽어가는 내연기관차 연구를 위해 지원하는 학생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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