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대학은 다른 분야 대비 준비가 더욱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교과과정 개편이나 교재 준비를 위해서는 수년이 필요하고, 준비된 교재로 가르치더라도 빠르게 진보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수들의 경우도 새로운 학문에 대한 인지나 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의지도 약해 실질적이고 능동적인 개선이 매우 늦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전국 대부분의 대학은 내연기관차, 특히 가솔린엔진에 초점을 맞춰 가르치고 있다. 미래차 과목은 거의 없고, 실제 가르치는 부분도 무늬만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최근 학과명만을 미래형으로 바꾼 경우도 많다. 실질적인 내실이 없고 미래에 대한 준비가 거의 전무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학에 응시하는 신입생 수보다 입학정원이 많다 보니 신입생을 제대로 채운 대학이 매우 부족하고, 이러한 특성은 비수도권에서 더욱 크다. 그래서 내일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고, 대학 자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로의 파급 효과를 위해 미래차 전문인력 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앙정부 몇 개 부처에서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몇몇 대표적인 대학이 선두그룹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새로운 미래차 교재 개발은 물론 교과과정 개편을 진행하고 있고, 관련 교·보재 구성을 통한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내년 정도면 본격적으로 미래차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자체적인 학생들의 미래차 교육은 물론이고 일선 재직자들을 위한 무료 교육과 활성화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하지만 매년 관련 대학과 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전국 자동차 관련 대학이 미래차를 대비한 전문교육체계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극히 일부분에 그친다. 대부분의 대학은 이에 대한 응시 계기도 없을 정도로 취약하다. 

할 일도 많다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대학이 아직 전기차 교·보재도 없고 과목은 물론 교재도 없어서 대표적인 대학이 개발·보급하고 있으며, 중앙정부는 아직 인식이 낮다는 문제점도 크다. 부처 간 이기주의가 작용해 싸우지 말고 모두가 뭉쳐서 진행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는 물론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등이 모두 모여야 하는 이유다. 풍부한 예산편성과 지원은 물론 관련 제도 구성 등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다. 지자체도 관련 제도적 이행을 위해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한다.

국내 제작사와 수입차 브랜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전기차 등 구하기 힘든 교·보재를 각 대학에 연구개발용으로 보급해 실질적인 교육에 도움을 줘야 한다.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융합적인 교육제도 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미래차 전문가 양성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당장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인스트럭터 양성이 우선일 것이다. 

이제 발동을 거는 만큼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와 같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전기차 등의 보급 속도로 보면 지금의 준비는 너무 느리다. 서둘러 경착륙을 통한 시스템 붕괴에 앞서 적극적인 보완을 통해 확실한 완충 역할을 대학이 진행하기를 바란다. 미래차 전문인력 양성은 선택이 아닌 시급한 필수 요건이고, 우리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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