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세계 공급망 충격이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다국적 기업들의 제조공장을 보유한 중국이 최근 전기가 부족해서 온전한 생산라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전력 공급 제한 조치는 석탄 부족으로 전기를 만들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세계의 공급망은 충격을 입었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원자재 공급이 차단되자 가격 상승과 더불어 생산공장의 가동 중단 사태까지 벌어진다. 주요 원자재는 물론 에너지, 식료품까지 공급에 차질을 일으키자 소비자의 실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처럼 다양한 재료의 원천자원 또는 중간재, 완성재 등의 공급기지이다. 이러한 중국에서 전력난으로 전기 공급이 제한적이라면 이들과 거래관계를 갖는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영향을 받는다. 생산 차질은 물론 기한 내 상품이 완성되지 못하면 기존 계약도 파기될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공정이 멈추게 되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특히 민감한 공정을 거쳐야 하는 반도체나 철강 제조, 알루미늄 제련 등의 에너지 집약적 산업은 정전의 타격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 역시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또 전체 산업이 중국과의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사태가 심상치 않은 것이 전력난으로 도시에 전기가 끊기고 가장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에는 전자레인지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거리의 신호등까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니 지켜보고만 있을 문제가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전력 부족으로 중국의 산업활동 44%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 규모의 나라가 정전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의 전력 부족 사인은 7월부터 시작됐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공급난이 석탄 가격을 올렸고, 화력발전소들이 석탄 수급에 난항을 겪게 됐다. 여기에 탄소 배출 억제 정책이 일조했다. 우리나라는 90%가 넘는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가지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주요 에너지원은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속가능한 생산과 발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탈원전을 내세워 친환경 에너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향후 이 에너지가 메인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까지 이들 에너지는 효율성과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먹고살기 위해서는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공장을 돌릴 에너지 확보는 물론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질 상황이다. 

2년 가까이 지속된 고강도 감염병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공급사슬의 왜곡을 맞아 기존 형태의 변화를 피할 수 없다. 겨우 경기 침체를 벗어나는 시점에서 벌어진 공급사슬의 충격은 새로운 재난의 도화선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크다. 단순 중국의 전력난이 아닌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쇼크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나사에서 부품, 장난감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세계 2위의 경제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의 파급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수출 마찰로 원료 공급라인이 차단됐을 때를 생각해 보자. 효율성의 원리로 공급라인을 하나로 유지하던 기업들은 단번에 급격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 역시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비로 세계가 선택한 나라였지만 이번 기회로 공급라인의 이동이 벌어질 것이다. 어떤 나라에게는 위기이지만 어떤 국가에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공급체계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당 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독점의 횡포를 부릴 수도 있다. 

산업과 경제가 발전을 추진하려면 안정적인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안정적 조건이 성립되지 못하면 발전을 위한 자금 투입을 회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산국가이면서 자본주의국가처럼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오늘의 경제력을 이뤘는데, 최근 국가의 파워가 지배하는 영역이 강화되고 있어 매력이 반감되는 중이다. 

아직 우리나라가 경쟁 우위의 지배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접 국가의 위기를 바라보면 정체 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과 기술력에 돌파구가 보인다. 성장의 한계점에 이른 그들을 딛고 우리나라의 제2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위기가 되고 있는 자원 공급에 안정성을 확보해 세계가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제4차 산업혁명기술로 선택과 집중의 경제 발전을 펼칠 수 있는 청사진을 먼저 펼쳐 주기를 기대해 본다. 환경의 구성이 좋으면 기업과 산업은 절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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