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영 부평풍물대축제 운영기획단장
이찬영 부평풍물대축제 운영기획단장

지방자치제 출범과 함께 시작된 ‘부평풍물대축제’는 전통예술인 풍물을 모티브로 인천 부평에서 1997년 시작돼 올해로 25회를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에 6년, 문화관광축제에 2년간 선정되며 전국성을 획득한 인천의 대표적 축제다.

초기 부평풍물축제는 지역의 공원, 너른 마당에서 진행했고 2000년부터 부평을 관통하는 8차로 부평대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약 1㎞의 거리에서 2018년까지 진행했다. 축제는 봄에 단오를 전후해 진행하다가 2000년대 후반 이후 가을로 시기를 옮겼다. 

부평풍물대축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거리축제이다. 부평풍물대축제를 진행하면서 거리축제에 대해, 생각에 따라서는 차량이 다니는 거리를 막는 것으로 생각해 불편함을 이야기하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차가 다녔던 거리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움직이면서 문화적 상상을 펼치는 축제로 생각하면 거리를 여는 것이라 생각한다.

매년 부평대로에서 진행하던 부평풍물대축제는 2019년 가을 한국에 유행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축제 하루 전 취소됐고, 2020년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규모를 축소, 부평 문화예술단체를 중심으로 비대면 온라인 공연과 부평축제 다큐멘터리를 제작·발표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위가 중심인 축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지난 2년간 거리의 차량을 막고 사람들에게 거리를 여는 문화적인 행위가 이뤄지 않았다. 처음엔 사람들이 아쉬움을 말하지만, 서서히 거리에서 이뤄진 축제가 잊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축제의 시기와 장소성은 매우 중요하다. 오랜 세월, 심지어 한국전쟁 시기에도 남대천에서 진행해 온 강릉단오제를 준비하는 위원회가 코로나 시기 2년간 강릉시민이 단오제 장소를 잊어버릴까 봐 2021년 특별한 행사가 없어도 남대천에서 전시와 체험을 중심으로 강릉단오제를 진행했다는 것은 축제의 장소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부평풍물대축제는 이전처럼 교통을 통제해 거리를 열지는 못하지만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가득한 가족무대, 젊은 세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창작연희는 물론 풍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전통무대, 부평풍물대축제가 인증한 무대 ‘ㅊㅊ-하다’ 등이 마련됐다. 

개막식 1부에서는 동서양이 어우러진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잠비나이의 공연과 2부 지역 예술인 공연 및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삶이 많이 바뀌었지만 자연의 이치에 따라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노래하는 창작 협업곡 ‘무위자연(無爲自然)’ 공연이 이어지고,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공연 ‘회귀回歸:시간을 넘어’를 통해 풍물을 의인화해 우리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작품의 끝에서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길에 대한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모든 공연은 부평풍물대축제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로 진행된다. 생중계를 보고 댓글을 달아 인증하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되니 부평풍물대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많은 참여를 바란다.

풍물이 시대를 겪으며 헤쳐 온 변화의 과정을 각 팀의 작품과 창작무용으로 스토리텔링한 이야기가 아쉽게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거리축제를 하지는 못해도 어떤 방식과 형태로든 축제는 진행돼야 한다. 심신이 지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위로를 받고, 어려움에 처한 문화예술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다. 

문화예술은 예산을 써서 당장 큰 경제적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활성화와 시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무형의 자산, 시민들의 창의력을 높여 무한대의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어렵게 진행되는 인천지역의 여러 축제와 더불어 부평풍물대축제에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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