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자 여암(旅庵) 신경준이 편찬한 ‘도로고’. <실학박물관 제공>
실학박물관이 개관 12주년을 맞아 경기옛길센터와 함께 특별전 ‘경기옛길, 상심낙사의 길을 걷다’를 23일 개최한다.

경기옛길은 예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며 지역의 개성과 장소성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며, 옛 선인들의 정신을 포함하고 있는 길의 원형으로 도민들에게 역사·문화·자연자원을 연계 활용해 조성된 길을 말한다.

이번 전시는 실학자 여암(旅庵) 신경준이 편찬한 「도로고」를 중심으로 옛길의 의미를 살펴보고 옛 그림과 사진 그리고 영상을 통해 옛길 지도를 따라가며 다양하게 펼쳐진 풍광을 느낄 수 있다.

상심낙사(賞心樂事)는 ‘마음으로 감상하는 즐거운 일’이란 뜻으로, ‘마음으로 감상하는 16가지 아름다운 경치’라는 소동파의 상심십육사(賞心十六事)에서 비롯됐다. 다산 정약용은 상심낙사의 운치를 가진 곳으로 자신의 고향집이 있는 초천과 서종을 꼽았다.

전시 1부는 신경준의 「도로고」에 제시된 6대로의 의미와 노정을 살펴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도로는 교통망이자 인적 교류망이다. 신경준이 제시한 6대로는 당시 서울을 중심으로 각 방면의 극단 지역을 방사상으로 연결해 국토를 포괄하는 도로교통망이었다. 전국의 도로망을 제시한 신경준은 궁극적으로 도로망을 통한 지역 통합을 도모했다.

전시 2부는 상심낙사의 길로 구성했다. 다산 정약용의 ‘여성화시첩(與聖華詩帖)’과 정수영이 그린 ‘한임강명승도권(漢臨江名勝圖卷)’을 중심으로 경기 옛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특히 실학박물관이 위치한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는 6개의 경기옛길 가운데 남양주 삼패에서 두물머리와 양평을 지나 강원도 원주와 경상북도 평해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이 길은 실학자 담헌 홍대용과 다산 정약용이 육로와 배를 이용해 다니던 상심낙사의 아름다운 길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전시는 2022년 2월 27일까지 이어지며, 전시와 함께 길 위의 추억을 공유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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