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설득은 영업의 콘셉트이다. 고객 니즈(needs)를 만족시키는 마케팅과 달리 영업(sales)은 고객을 설득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제품을 소구(appeal)하기 전 신뢰를 구축한 후 경쟁사 대비 자사 제품의 장점으로 설득시키는 것이다.

 설득은 천차만별한 고객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에 따라 상담 기법(skill)을 통해 고객 상담을 진행한다.

 필자는 1980년대 B2C 세일즈맨 시절 상담 스킬을 배울 수 없어 주먹구구식의 일방적 설명으로 상담했다. 그래도 일부는 설명이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 제품 설명 그 자체의 홍보로 만족해야 했고, 오후가 되면 말을 많이 하다 보니 입에서는 단내가 날 정도로 매우 힘만 들었다. 

 그럼,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자가발전의 일방적 설명이 아닌 고객 니즈 파악을 위해 먼저 질문한 후 자사 제품 중 고객 니즈에 부합되는 장점만을 가지고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을 나중에 상담 스킬의 교육전문가가 돼서 알게 된다.

 설명이 아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질문하라. 그 이유는 고객에 따라 동일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니즈는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질문을 통해 고객 니즈가 5개이면 자사 제품의 장점이 비록 10개라 하더라도 니즈에 해당되는 5개만으로 설득해야 한다. 그러면 두 가지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첫째,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서 좋고 둘째, 고객에게 필요한 장점만으로 소구하니 오히려 10개 모두를 소구한 것보다 고객 신뢰가 확실히 구축되며 간결하고 유효하다.

 그럼 질문은 어떻게 할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개방질문과 폐쇄질문이다. 개방질문의 사전적 의미는 포괄적 표현이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 제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폐쇄질문의 의미는 한정적이다. 예를 들면 "저희 회사 제품은 가격이 500만 원인데요?" 

 어떻게와 구체적인 가격 500만 원, 이것이 개방질문과 폐쇄질문의 차이다.

 그럼 사용 시기는 언제일까. 우리가 일상에서도 누군가를 만나서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서두로서 "그동안 잘 지냈습니까?"라고 하듯이 비즈니스도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것인즉 기본적 원리는 같다. 만약 고객 첫 접점에서 "저희 제품 가격 500만 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고객은 당황할 것이다. 만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더니 고객이 스스로 니즈를 잘 표명한다면 맞장구로 대응하면 된다. 

 예를 들면 영업사원:"저의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객:"가격이 저렴하면 좋을 것 같은데."

 영업사원:"아, 네."

 고객:"납기는 10일 이내면 좋고." 

 영업사원:"네, 그러세요."

 이렇게 맞장구를 치면서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해당 니즈에 부합하는 장점으로만 설득하면 된다. 그런데 고객이 니즈 표명을 안 한다면 어떻게 할까.

 영업사원:"저의 회사 제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객:"다 거기서 거기지 뭐." 이렇게 개방질문으로 상담이 어려우면 폐쇄질문으로 하면 된다.

 질문의 내용은 경쟁사 대비 자사의 장점으로 하는 것이 포인트다.

 고객:"다, 거기서 거기지 뭐."

 영업사원:"제품은 경쟁사 대비 가격이 50만 원 저렴한 것은 어떻습니까?", "보증기한은 경쟁사 대비 6개월 더 연장이 가능한데 어떠신지요?" 이런 방식으로 상담을 리드하는 것이다.

 강의 중 질문하면 교육생 중 많아야 60~70% 정도만이 자사 제품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비즈니스맨에게 제품 지식은 운동선수에게는 체력이다. 운동선수가 체력을 바탕으로 기술을 접목해야 경쟁 우위듯이 제품 지식과 상담 스킬의 조화는 설득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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