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하면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서 얼굴을 보고 소통하던 즐거움을 다시 찾는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다시 예전처럼 영화를 보고 콘서트를 즐기며 여행을 계획하던 일들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 것을 코로나가 알려 주고 있다. 예전의 일상이 이제는 더 이상 일상이 아닌, 혜택이 되고 희망이 되고 있다. 

벌써 2년째 학생이 없는 조용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학생이 없다고 해도 비대면을 준비하면서 대면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함께 준비해야 하므로 의도치 않게 두 가지 방법의 수업을 병행하게 됐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2년을 보낸 학생들이 있다. 동아리 활동이나 엠티, 조별 과제 등을 하면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모르고 지내고 있는 학생들이 지난해와 올해 입학생들이다.

대학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와 같은 문화를 경험하지 못해 보는 학생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해도 1년 정도면 정리가 될 것으로 막연하게 기대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 일상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주부들은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느라고 노동시간과 강도가 더 많아졌다.

스포츠센터, 태권도학원 등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유지로 인해 경제적 타격이 오고 어려움을 겪는 직군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우울증이 심해지거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들어진 사람들이 있는 반면 코로나 덕분에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게 된 기회에 나를 돌아보게 돼 좋은 시간이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예전에는 하지 않던 것을 시도하면서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 덕분에 비대면 수단이 발달하면서 거리에 관계없이 회의도 하고 수업도 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이 부분은 아마도 코로나가 종식돼도 여전히 애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가족구성원이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가족의 의식주를 책임지는 주부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바쁘고 정신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바쁘기는 하지만 온전하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잘 지내는 모습이 보람 있었다는 주부도 있었다. 

코로나와 함께 하는 세상이 어떤 방법으로 가능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일상생활은 코로나 이전과 거의 마찬가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카페나 관광지 등에는 그동안 참았던 사람들이 예전보다도 더 많이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 종사자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 원망스럽고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것 같다. 

코로나 상황에서 사회적 일상생활을 결손 없이 진행하게 된 데는 첨단기술이 크게 기여했다.

정말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이런 세상을 보편적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보고 의논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세상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코로나 덕분에 느낀다.

예전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생활이 이제는 당연한 것이 아닌 세상이 돼 코로나 덕분에 사람과 함께 하는 일상생활이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