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별종, 이방인, 외지인과 같은 단어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소수의 아웃사이더라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그 외모가 프랑켄슈타인이나 마녀처럼 으스스한 분위기라면 이들은 ‘이상하다’는 흔한 오해와 편견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보여지는 모습과는 달리 이들은 대게 무해하고 툭툭 터지는 유머가 있는가 하면, 전반적으로 사랑스럽다. 이들이 바로 팀 버튼 감독이 사랑하는 캐릭터다. 

유령, 고아, 가위 손을 가진 사람, 마녀 등 팀 버튼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비주류에 속해 있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다만, 행동이 미숙해 선한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그 실수는 캐릭터의 특이함으로 훨씬 크게 부풀려져 비난받거나 사회 안녕을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돼 주류 세계와의 갈등을 빚기도 한다. 2016년 개봉한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또한 판타지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세상의 약자를 다독이며 응원하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16세 제이크에게 할아버지는 가장 가까운 친구 같은 존재였다. 유년 시절의 기억도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세계여행과 관련된 멋진 모험 스토리로 가득했다. 비록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그 경계는 모호했지만 확실한 건 상당히 독특했고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그 속엔 공기보다 가벼워서 납 신발을 신어야만 하는 소녀와 괴력의 꼬마, 뒤통수에 입이 달린 아이, 투명인간 등 놀라운 능력을 지닌 흥미로운 인물들로 가득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제이크의 눈앞에서 의문의 괴물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던 제이크는 마지막 수단으로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의 무대가 된 영국 웨일스 작은 섬의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이미 폐허가 된 어린이집은 잡초만이 무성했지만 뜻밖에도 제이크는 1943년의 특정 하루를 반복해서 살아가는 신비한 아이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에 나온 사람들이란 사실도 알게 된다. 늙지도 죽지도 않은 채 같은 날을 반복해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영생을 얻으려는 보이지 않는 집단인 할로우의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할로우는 할아버지를 공격한 무리와도 일치했다. 할아버지의 능력을 물려받아 할로우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제이크. 그는 과연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신비롭고도 강력한 이미지로 가득한 작품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로 활동한 바 있는 팀 버튼 감독은 독창적인 시각스타일리스트로도 유명한데, 이 작품 역시 본인이 손수 디자인한 개성 넘치는 공간과 동화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이 영화도 감독의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남과 다른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해 다수와 정상적이라는 범주에 들어가지 못해 바깥으로 밀려난 자들의 서사를 다루고 있다. 남과 다른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받아들일 것을 전하는 이 영화는 이상한 상상으로 가득했던 우리 모두의 지나간 유년시절에 바치는 순수한 헌사와도 같은 작품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