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무대인 화서문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압도됐습니다. 이곳에서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영광이라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정조가 만들어 낸 수원화성에 정조의 빛을 쏘아 낸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만천명월(萬川明月):정조의 꿈, 빛이 되다’.
화서문을 캔버스로 쏘아 낸 화려한 빛과 그 사이를 누비는 인영(人影)들, 탄성을 자아내는 퍼포먼스로 수많은 시민들의 감탄을 자아낸 이번 미디어아트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만천명월(萬川明月):정조의 꿈, 빛이 되다’를 제작한 안지형 감독은 융·복합 퍼포먼스에 있어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포지션을 지니고 있다. 융복합공연예술축제 대상 수상은 물론 주요 수상 내역과 경력을 나열하기엔 지면이 부족할 정도인 그가 왜 수원에서 이 작품을 만들었는지 직접 들어봤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융·복합 퍼포먼스를 제작하고 있는 세컨드 윈드 스테이지 예술감독 안지형이다. 무용을 전공했고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한국무용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수원에서 이번 공연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2021 수원화성 세계유산 미디어아트쇼 총괄단장인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님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융복합공연예술축제를 하면서 큰 상을 받은 바 있는데, 이때 이 단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SNS 등을 통해 서로의 활동을 눈여겨보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됐고, 내게 이번 공연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계기는 이 단장 덕분이었지만 나 개인적으로도 이번 공연을 꼭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공연을 맡겠다고 결정하기 전 공연 장소를 한 번 보자고 생각해 화서문을 찾은 적이 있다. 어렸을 때 행궁동을 한 번 구경한 적은 있었지만 화서문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 크기와 웅장함에 크게 감화되고 반했다. 그 멋진 공간에 내가 공연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작업을 하겠다고 결정하기도 전에 정조를 공부하기 위해 다양한 서적을 접하기도 했다.
-이번 작업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공간적인 면을 봤을 때는 화서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가장 고민됐다. 단편적으로 무대를 쓰면 초라할 것이고, 그렇다고 모든 공간을 채우면 산만해질 것이라고 봤다. 때문에 옹성과 성벽을 최대한 활용하고 3면을 다면적으로 사용하자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멀리 보자면 세컨드 윈드 스테이지가 K-아트의 선두 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춤이 가지고 있는 본질과 기술을 잘 접목해서 어떻게 보여 줄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관객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작업을 통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러면서 예술가들만의 리그가 아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예술과 기술을 융합해서 만드는 작업에 도전하고 싶다. 같은 맥락으로 온라인으로 작업하고 있던 것들을 내년에는 실제 무대로 어떻게 옮길지 고민 중이다.
-끝으로 할 말은.
▶경기도무용단, 미디어작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이번 작업에 힘을 많이 쏟았다. 남은 기간에도 많은 분들이 작품을 감상했으면 좋겠다. 또 이번 작업을 할 수 있게 해 준 수원문화재단과 특히 조명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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