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원주민들이 이주하기 전 인천시 부평구 십정2구역 모습. <기호일보 DB>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원주민들이 이주하기 전 인천시 부평구 십정2구역 모습. <기호일보 DB>

한국전쟁 당시 판자촌을 이룬 인천시 부평구 십정2구역 원주민들이 내년 상반기 대거 돌아온다.

9일 십정2주거환경개선사업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십정2구역 원주민 1천408가구 중 900가구 정도(63%)가 이주생활을 마치고 재정착할 예정이다. 통상 재개발구역 재정착률이 30% 안팎인 걸 감안하면 십정2구역 재정착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2017년 이주했던 십정2구역 원주민들은 십정동·부평동 일대에서 주로 살았다. 내년 5월 입주 예정인 십정2구역 포스코 더샵 부평은 총 5천678가구가 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원주민들을 뺀 나머지는 민간·공공임대 입주자들이다.

90대 원주민 A씨는 "신흥동에 살다 집이 없어 36년 전 어렵게 모은 돈으로 십정2구역 주택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다"며 "지금 십정6동에 임시로 살고 있는데 내년 새집으로 돌아가 예전 이웃들과 함께 지낼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십정2구역은 십정시장과 동암역이 가까워 살기 좋다"고 덧붙였다.

A씨의 이웃인 70∼80대 노인들도 재정착을 준비 중이다.

40대 원주민 B씨는 "십정2구역 바로 옆 동네에 살면서 공사 현장을 계속 지켜봤는데 내년 상반기 입주라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도로도 일부 넓히고 동네 전체가 깔끔해져 새로운 주거환경에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십정2구역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원주민들 분양 때만 해도 80%가 넘는 재정착률을 예상했으나 갑자기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감당이 어려운 분들은 팔고 주변 지역에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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