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4리그 FC남동(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 해체 우려를 일축하며 새 시즌 대비 훈련에 돌입한다.
 

한동헌 FC남동 대외협력이사는 "14일 선수단을 소집해 대구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라며 "남동구 지원금 삭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지만 팀을 해체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FC남동은 2019년 설립돼 지난해와 올해 대한축구협회 K4리그에 참가했다. 특히 SNS 및 유튜브 활용이 능해 대한축구협회의 ‘K4리그 뉴미디어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성적은 올해 16개 팀 중 9위로 중위권에 안착했다. 축구계에선 FC남동을 프로와 아마추어 가교 역할을 하는 K4리그의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그러나 연간 운영비 11억 원 중 절반가량을 내년에 지원받지 못하면서 공중분해 논란에 휩싸였다. 남동구의회는 지난 9일 열린 본회의에서 ‘남동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직권 상정, FC남동이 남동구에서 1년간 지원금 5억 원 받는 수정안에 대해 투표했으나 찬성 7표로 정족수(16명)의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이어 지원금을 3년 받는 원안을 놓고 다시 투표했으나 이 역시 통과하지 못했다. 반대 의원들은 예산 낭비, 구단 회계 불투명 등을 이유로 FC남동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

FC남동은 같은 날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팀의 진로를 긴급하게 논의했고, 구단 살림살이를 줄여 내년 시즌을 버티기로 가닥 잡았다. 우선 3천600만 원 안팎을 받는 고액 연봉자는 전혀 뽑지 못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K4리그 구단의 경우 최저 연봉(2천만 원) 받는 선수들을 5명 이상 둬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FC남동은 이를 최소 한도로 맞춘다. 연봉 없이 수당(월 100만 원)만 받는 선수들의 수입도 반토막이 불가피하다. 경기별 승리수당도 올해 선수마다 50만 원씩 받았으나 내년엔 얼마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FC남동이 K4리그에서 인기가 많은 구단 중 하나인 만큼 기존 후원금에 팬들의 성원이 더해진다면 내년 시즌 운영이 가능하다고 구단 측은 내다본다. 한 이사는 "선수들을 거리로 내쫓을 순 없다"며 "유소년 선수 40여 명에게도 팀을 유지시켜 희망을 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현기 기자 vi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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