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는 과학의 영역이다. 역사가 오래돼 경험이 많이 생긴 감염병에 대한 관리는 정치적 개입이 어렵지만, 지금과 같이 새로 발생한 감염병인 경우에는 과학적인 사실보다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언론이나 정치적 발언들이 힘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이 클수록 불신과 불안으로 유언비어가 극성을 부리게 된다. 그래서 신종 감염병 초기에는 말도 안 되는 괴담이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는 오래 지속되면서 초기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여전히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감염병의 변동성이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사용하기 좋은 소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12월 존재를 드러낸 병원체가 2년 동안 변이를 거듭하면서 지속적 대응을 하게 만들었다. 백신을 최단시간 내 개발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과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미뤄지고 있다. 신종 감염병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과학적 사실은 조금 늦게 밝혀진다. 백신은 있으나 경증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일상생활을 예전처럼 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형편이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을 재개하면서 확진자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백신보다 사회적 거리 유지가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 초에는 대선이 있다.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모임을 가져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사회적 거리 유지가 선거활동에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감염병 관리활동이 정치 활용 수단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일본은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다가 이후 강력한 봉쇄정책을 유지하면서 현저하게 감소했다.

구글로 일본인과 한국인의 이동 빈도를 분석·비교했는데, 일본인의 이동은 감소한 반면 한국인은 증가했다고 한다. 이동 빈도와 모임이 확진자 증가와 감소에 큰 영향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백신 접종률이 80%가 넘어가고 있는데도 아직은 모임과 이동이 위험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초기부터 감염병 대응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던 반면 우리나라 언론은 크게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얼마 전 현 정부의 감염병 관리 활동과 언론 반응을 분석한 것을 봤다. 4대 일간지 사설 모두 비판적인 방향의 논조를 유지했는데, 강도가 강한 일간지에서 중도 정도의 비판적 언어를 사용한 일간지까지 편차가 컸다. 비판적 언어를 많이 사용한 일간지는 강조하기 위해 반론의 질문과 같은 문구와 부정적 감정어를 많이 사용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가 수그러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지금 증가하는 확진자 숫자가 어디까지 정점을 찍고 내려올지 모르겠으나 확실하게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감염병 관리 의사결정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정치적 개입이 적은 의사결정이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감염자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본다. 불분명한 사실을 이용하지 않는 언론과 매체, 국민의 삶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정치와 언론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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