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3시 40분. 수요응답형 버스 ‘아이모드(I-MOD)’를 이용해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테크노파크역 앞에서 자이하버뷰 아파트를 가려고 했다. 몇 차례 호출 실패 뒤 겨우 잡힌 버스가 17분 뒤에야 온다는 안내를 받고 고민했다. 오기가 생겨 언 손을 녹여 가며 기다린 끝에 아이모드를 타고 목적지에 내렸다.

예상 이동 시간은 당초 총 8분이었지만 중간에 다른 탑승자의 운행 구간이 끼어들면서 3분 더 길어졌고, 호출 시작부터 목적지 도착까지 2.5㎞를 가는 데 걸린 시간은 36분. 걸음보다 느리다.

업무를 마친 뒤 더샵마스터뷰22단지로 가기 위해 아이모드를 다시 불렀으나 이번엔 4차례 시도에도 배차가 되지 않았다. 옆에 있던 한 주민이 이를 보고는 "아이모드 정말 안 잡히죠?"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송도 안을 빙빙 도는 시내버스를 타고 더샵마스터뷰에 다다랐다.

20일 오전 8시 10분께 테크노파크역에서 8공구 힐스테이트더테라스까지 아이모드를 타고 잘 도착했으나 돌아오는 편이 문제였다. 결국 10분 정도를 걸어 인천1호선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지하철을 탔다.

앞선 16∼17일에도 15분 이상 기다려 아이모드를 타거나 아예 배차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이모드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 승객이 원하는 버스정류장으로 차량을 호출한 뒤 가고 싶은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챌린지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는 사업으로, 영종도를 시작으로 지난 7월 송도에 도입됐다. 특히 송도에선 15일부터 기존 송도2·4·5동 외에 1·3동까지 추가해 전역으로 운행 범위를 넓혔다.

16인승인 아이모드 버스는 도입 5개월 만에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를 넓혔지만 배차 관련 불만이 급증하는데다 주목적인 송도 내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와도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송도 주민 김모(46)씨는 "6·8공구에서 1공구 가는 시내버스는 경유지가 많은데 아이모드를 타면 빨리 간다"면서도 "오히려 송도 중심가에서 배차 잡기가 힘들고, 다른 대중교통과의 환승할인도 적용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배모(41)씨는 "배차가 되질 않아서 불만인데 막상 거리엔 텅 비거나 1∼2명이 탄 아이모드가 많다"고 허탈해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스마트도시담당 관계자는 "아이모드는 버스와 택시의 중간 개념이다. A승객이 설정한 노선에 B승객이 설정한 노선이 끼어들어 운행되는 방식인데, B승객이 아이모드를 20분 이상 기다리게 되면 AI가 B승객 노선을 아예 배차하지 않는다"며 "그러다 보니 호출을 3∼4번 해도 배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정된 예산을 갖고 2022년까지 하는 국토부 시범사업으로, 증차를 하면 해결이 가능하지만 시범사업이라 힘들다"며 "아이모드 탑승권이 QR코드여서 지하철, 시내버스, 광역버스와의 환승할인이 적용되질 않는다는 불만도 자주 들었다. 향후 연구과제"라고 설명했다.

김현기 기자 vi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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