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구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장정구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 폭염과 폭우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더 치명적인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과학적인 여러 증거들은 우리가 대비하지 않는다면 파국을 맞이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 적어도 속도를 늦추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발전소와 산업단지, 항만과 공항, 고속도로의 인천은 더욱 그러하다. 에너지 전환을 시작으로 사회, 경제, 문화 모든 분야의 탄소중립을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시민 실천이 필수이다.

가전제품들의 에너지효율은 좋아졌지만 집집마다 냉장고가 두 개다. 밤마다 스타일러가 작동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플러그에 연결돼 밤새도록 켜져 있다. 화장실마다 비데가 설치돼 있고, 가족구성원 대부분 하루 한 번 이상 샤워를 한다. 거치대엔 먼지 쌓인 자전거들이 방치돼 있는데 주차장의 자동차들은 연신 드나든다. 우리의 탄소발자국은 탄소중립과는 한참 멀다. 코로나로 새벽까지의 흥청망청하던 불야성은 줄었지만 간판들은 대낮처럼 밤거리를 비춘다. 일회용품 사용 금지 문구가 붙어 있지만 테이크아웃 용기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매장 안 곳곳에서 눈에 띈다. 바로 옆에 계단이 있지만 2층도 엘리베이터를 탄다. 에너지 절약,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며 살고 있다. 탄소발자국이다. 그런데 하나뿐인 지구는 지금 우리의 탄소발자국을 감당할 수 없다. 탄소중립,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그동안 발생시킨 탄소발자국을 지워야 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에너지 과소비, 수많은 탄소발자국을 만들고 있다. 산업화 이후 1.5℃ 상승의 시간을 3년 전에는 2050년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IPCC특별보고서는 2040년께로 예상하고 있다. 3년 만에 10년이나 앞당겨졌다. 지금의 편리와 안락이 혹독하고 치명적인 대가를 지불할 날이 더 빨라지고 있음이다. 지금의 인류는 자기 몸이 타는지도 모르고 점점 불로 날아드는 불나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특별시 인천, 쓰레기 독립에 이어 에너지 독립에 나서야 한다. 인천에는 발전소들이 많으니 인천시민들은 에너지를 흥청망청 써도 된다가 아니라 인천시민들부터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 인천시민들의 솔선수범으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시민들도 에너지 절약 실천에 동참하도록 하자. 에너지 절약은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독립의 시작이다. 이를 통해 인천시민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경을 악화시키고, 바다와 시민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인천 해안가의 화력발전소들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수 있도록 하자. 자원순환 대전환에 이어 에너지 전환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니 가야 할 길이다.

내복을 입고 난방온도를 2℃ 낮추자. 창틀과 문틈에 바람막이를 설치하자. 보일러는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중고 제품을 이용하고 안 쓰는 제품들은 나눠 쓰자. 탄소발자국이 적은 우리 지역의 농수산물을 이용하자. 가까운 거리는 걷고 또 자전거를 이용하자. 손수건을 사용하고 텀블러를 이용하자. 디지털 탄소발자국도 줄이자. 스팸메일을 차단하고 이메일 저장공간을 자주 청소하고 절전모드를 설정하자.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지금 바로 시작하자.

2021년 12월 6일부터 10일까지는 탄소중립주간이었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12월 24일까지 탄소포인트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포인트제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가정이나 상업,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전기나 상수도, 도시가스의 사용량을 줄이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전 국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실천 제도이다. 2020년 기준으로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하는 가정들은 평균 1만 원 정도 현금 등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인천은 인센티브 전체 규모가 6억 원 정도이다. 인센티브도 인센티브지만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탄소중립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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