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 인천 함박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장
김선석 인천 함박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장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그해의 굵직굵직한 일들이 우리의 기억을 스쳐 지나갑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주택 가격 급등,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추진계획 발표 등….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수도권 서남부지역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래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송도국제도시입니다. 부천시 면적(53.45㎢)만 한 송도국제도시(53.36㎢)는 이제 많은 사람이 살고 싶은 곳, 가 보고 싶은 곳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송도는 어떠한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갈 길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2000년대 초의 일입니다. 세계경제는 급격한 변화와 흐름 속에서 국가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2003년 8월 우리나라 최초로 송도·청라·영종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합니다. 인천은 수도권이면서 세계 강국인 중국과 가까워 물류의 거점 역할로 충분한 지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인천시는 송도에 지식기반산업과 첨단바이오단지 조성을 계획합니다.

그동안 송도는 ‘국제도시’라는 이름답게 글로벌 도시의 특성을 갖추기 위해 애썼습니다. 먼저 경제적 환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그리고 SK 등 유수한 국내외 기업들을 유치해 왔습니다. 이제 판교가 IT산업의 중심지라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는 송도가 됐고, 송도컨벤시아와 동북아트레이드 타워, 쉐라톤 호텔 등에서는 대규모 국제행사 등을 개최하게 됐습니다. 교육적인 환경에서는 뉴욕주립대, 겐트대 등 5개의 세계 명문 대학과 연세대, 인천대 등을 유치했고, 채드윅 국제학교는 전국의 부모들이 자녀 입학을 희망하는 명문 학교로 유명합니다. 아울러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센트럴파크와 넓은 바다를 볼 수 있는 솔찬공원 등의 풍부한 녹지환경 그리고 첨단시설을 통한 범죄 없는 환경은 대외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살기 좋은 정주환경에 힘입어 송도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11월 기준으로 19만 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도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주장하는 자족도시의 최소 인구 20만~30만 명이 머지않았으니 인구 규모로는 충분한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이유는 인구 규모가 클수록 도시 성장의 잠재력이 확대되고 다양한 서비스의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송도가 더 나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길을 걸어야 할까요?

필자는 자족성을 가진 도시, 경쟁력이 강한 도시, 외국인의 생활이 더욱 편리한 도시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송도는 정주환경에서 몇 가지 개선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의료환경과 외국인의 생활환경입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형 병원이 없어 불편함이 있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설문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외국인이 가장 불편함으로 꼽은 것은 ‘언어적 어려움(76.6%)’입니다. 세계적인 물류국가로 성장한 싱가포르의 경우 언어교육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영어는 필수입니다. 싱가포르는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구가 전 국민의 90%에 달합니다. 

이처럼 외국인의 생활에 불편함을 개선해 나가는 예를 든다면 송도에 있는 아파트의 게시글과 방송을 우리말과 영어로 안내하는 것입니다. 또한 상가 간판을 한글과 영문으로 병기해 도시의 경관을 개선해 나갑니다. 다음은 기반시설인 교통환경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지하철과 광역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서울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가 하루빨리 개통돼 각종 대규모 행사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송도에 오가기를 희망합니다.

현대사회는 인적 자원과 과학기술 등을 배경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송도국제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일자리가 풍부한 도시로, 더욱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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