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재작년 정비 관련 연합회는 일몰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대신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생계형 업종 신청을 했다. 동시에 가입 신청을 한 국내 중고차 영역에 대한 심의가 끝나는 대로 정비 분야의 생계업 지정을 토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고차 분야의 완성차 진입 문제로 인한 난항으로 정비업 분야의 생계업 지정은 계속 늦춰졌다.

이번에 이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그동안 중고차 분야의 완성차 업계 진출 논의를 위해 결성된 상생협의회에서 좌장을 맡았던 필자가 본 당시 상황은 정비업계의 생계업 지정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비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도 빨라져 더욱 어려운 영역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래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은 필연적이지만 일자리 창출보다 더욱 중요한 영역이 바로 일자리 유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비 분야의 생계업 지정은 타당하면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영역이 바로 수입차의 무상 A/S다. 수입차 시장은 더욱 성장하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예전부터 가장 불만을 가진 영역이 바로 수입차 정비다. 당연한 무상 A/S 영역이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비업계에서 수입차 A/S 목적으로 세운 정비업소의 건립을 불허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미 이전부터 소비자를 위한 수입차의 무상 A/S 센터 건립은 당연한 숙제였다. 이 영역은 기존 정비 영역을 잠식하는 센터가 아닌, 기존 정비업소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담당하는 수입 전용 브랜드를 위한 소비자 중심의 A/S센터라 판단하면 된다. 해당 브랜드의 무상 A/S 기간 소비자를 위한 정비센터 운영은 생계업 지정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두 업계 간 협의가 잘 진행되는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라 판단된다. 판매차량 대비 적정 센터 수는 물론이고 전문 포터블 장비와 역할 등을 잘 논의해 진정한 상생 모델로 등장하기를 바란다. 당연히 소비자를 위한 전문 센터로서의 역할이라 판단되며, 동시에 생계업 지정 결정도 하루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분명히 정비 분야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기 시작했고, 미래 불확실성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해 줄 일도 매우 많다. 당장 정비인들에게 미래 전기차 등에 대한 무상 교육도 필요하고, 업종 전환과 전환 교육도 필수적으로 늘려야 한다. 필자도 정비 분야의 고민을 고려해 미래 전기차 교육과 교과과정 구축, 튜닝업 추가, 제조업 모델로 전환해 해외 기술인력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비업의 미래가 가장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미래에는 전기차가 득세하면서 더욱 일자리는 줄어들고 자동차 소비품목도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최근 벤츠와 BMW가 아예 엔진룸을 못 열게 만든 점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굳이 열기엔 고압배선 등 위험한 요소가 많고, 워셔액 보충은 외부로 빼냈기 때문이다. 엔진룸을 상당한 일거리로 여겼던 정비 분야에서는 심각한 영역 축소다.

담당부서인 중기부의 자동차 정비업 분야의 빠른 생계업 지정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늦추는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더불어 중기부에서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중고차 분야의 완성차 진출에 대한 결정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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