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본 고려

박종기 / 휴머니스트 / 1만6천200원

새로운 나라를 개창하고 ‘승자의 역사’를 기록하게 된 조선 역사가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려의 인물들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또 현대 역사가들의 평가와는 어떻게 다를까. 30년 넘게 고려사 연구와 저술 활동을 이어온 역사학자 박종기의 신작이 출간됐다.

이 책은 다른 시대에 비해 사료가 적은 고려사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고려, 조선, 현대 역사가들의 기록과 평가를 살펴 잊히거나 왜곡됐던 고려 인물들을 삶을 복원했다. 고려 당대 사료는 물론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같은 조선 전기 관찬사서, 「성호사설」, 「동사강목」, 「여사제강」 등 조선 후기 대표적 학자들의 역사서, 그리고 현대 역사학자들의 평가까지 아우르며 인물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고려사 분야 대표 교양서 「새로 쓴 오백년 고려사」, 「고려사의 재발견」이 500년 고려사를 통사적으로 다뤘다면 전작 「고려 열전」에 이은 이 책은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로서 ‘인간’에 집중해 고려사를 서술하는 이른바 역사 인물론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그저 인물을 매개로 당대 역사를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려 인물에 대한 후대 역사가들의 평가를 망라해 각각의 인물을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다른 시대 역사가들의 생각을 경유하고 종합해 고려 인물들의 삶을 복원하는 시도이자, 고려사와 역사 인물을 조망하는 새로운 방법론인 셈이다.

태조 왕건, 정도전, 최치원, 이색 같은 고려의 대표적 인물뿐 아니라 가장 오해받거나 잘못 평가돼 온 우왕, 창왕부터 새로이 주목해야 할 김득배, 원천석까지. 저자는 고려 당대부터 조선, 현대를 넘나들며 역사가들의 시선을 교차해 살핌으로써 사료 속에 박제돼 있던 고려 인물들을 역사의 무대로 불러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를 보는 다양한 관점과 한 인물을 둘러싼 겹겹의 평가를 그대로 드러내고 견주며 고려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역사를 움직이는 ‘인간’의 삶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조선 역사가들은 인물에 대한 평가를 주로 사론(史論)으로 남겼고, 따라서 사론에 언급된 내용을 중심으로 그 평가와 견해를 정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선 역사가들의 평가와 고려 당대의 평가, 현대 역사가들의 평가를 비교·검토해 각 인물의 삶과 그가 살던 시대를 가능한 한 충실하고 객관적으로 살려내려 했다. 

개체 인간

원윤서 / 렛츠북 / 1만800원

이 책은 새로운 존재 ‘개체 인간’이 등장한 이후 정부가 비밀리에 연구원들로 하여금 영원히 죽지 않는 바이러스를 만들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연구원들의 손등에는 반강제적으로 마이크로칩이 이식된다. 도대체 정부는 이 바이러스로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 걸까.

첫 ‘개체 인간’ 시몬은 우주탐사선 말틴 1호에 연구원으로 탑승한다. 시간이 흐른 후 귀환 명령과 함께 생명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지구에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제 시몬과 탐사원들은 어디로 향해야 할지 길을 잃었다.

저자는 1994년으로 한국에서 태어나 2020년 3월 첫 번째 작품 「까마귀의 삶, 스토킹의 역습」을 발간했고, 두 번째 작품인 「프로방스」로 다시 독자들을 만났다. 2021년 12월 세 번째 작품인 「개체 인간」이 완성됐고, 네 번째 작품으로 청소년 성장소설을 준비 중이다.

법 좀 아는 언니

김하영·신명진·임주혜 / 크루 / 1만4천850원

이 책은 생존과 권리를 위해 여성들이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음에도 여성을 둘러싼 사회 이슈는 매년 끊이질 않는다는 주제를 담았다.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직장 내 성희롱, n번방, 합성영상물 등 각종 성범죄에 노출된 여성은 ‘피해자 프레임’에 갇혀 그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게 여성에 관한 제도와 법률이 한 단계씩 발전해 왔다. 그럼에도 법을 몰라서, 해결할 방법을 몰라서, 도움을 청할 길을 몰라서 피해를 보는 여성들을 위해 세 명의 여성 변호사가 뜻을 모았다. 이 책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입는, 혹은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여성들이 일상, 연애, 직장, 부부, 인터넷 생활 등에서 겪는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법률 상식을 꼼꼼하게 짚어 냈다. 빈번하게 나온 사례들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는 이웃집 언니들의 생생한 조언을 듣고 ‘법 좀 아는 언니’로 거듭나 보자.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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