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학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구지부장
이지학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구지부장

코로나로 인해 국민들의 가계지수가 나빠졌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샀다. 돈 몇 억 빌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은행에서 매월 수백만 원씩 이자 형태로 월세를 내는 월세 노예로 전락했다. 이런 사람들은 내 아파트를 가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들의 생활은 점점 쪼들리고 있다.

일자리 문제는 극히 심각한 상태다. 대다수 국민들의 삶이 가난해지고 있다. 재벌이나 대기업들은 승승장구하지만 많은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골목상권은 죽을 쑤고 있다고 한다. 고소득층의 소득은 급증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파산 위기에 내몰린다고 아우성이다. 이른바 아랫목은 설설 끓는데 윗목은 춥다 못해 얼음이 얼 지경이라며 울상이다.

수출은 잘 된다면서 일자리는 없고, 장바구니 물가는 왜 자꾸 올라가고, 대기업 일자리는 왜 줄어드는가? 우리 사회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돈만 많이 준다면 감옥도 갈 수 있다며 불법 업소에 바지사장까지 하겠다는 20대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 국민은 사회적이나 경제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불안과 불신은 물론 불만이 팽배해 있다. 대학생들은 취직 불안, 직장인들은 고용 불안, 주부들은 보육과 육아에 대한 불안, 가정을 꾸린 모든 세대는 주거 불안, 중년세대 이후는 노후 불안, 고령세대는 복지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학생들은 취업난 때문에 졸업을 미루고 휴학을 하거나 졸업 후에도 취업 준비에 나서는 등 많은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어쩌다 취직이 돼도 저임금에 비정규직으로 상당수가 알바를 전전하며 불안전한 생활을 하는 현실이다.

젊은 사람뿐 아니라 정년으로 퇴직한 60대 이상 아직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로 노후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하고 싶지만 이들에게도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퇴직금을 털어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다 까먹고 문을 닫아야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울상 짓는다.

민생경제는 골병이 들어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직전이다. 이와 같은 경제의 속병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고쳐 나가지 않으면 희망을 기약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니 자살이 늘어나고 출산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오죽하면 ‘삼포세대’(직장이 없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을 두고 하는 말), ‘청년실신’(청년 대다수가 졸업 후 실업자나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말), ‘청백전’(청년 백수 전성 시대가 온다는 말),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될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과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겠는가.

우리는 왜 돈을 벌려고 하는가. 돈을 벌어서 좀 더 풍족하게 생활하고, 여행도 하고, 가족들과 외식도 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삶의 여유를 누리겠다는 생각을 해 볼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탓도 있겠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어 마음껏 여행도, 외식도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빈곤층이나 일부 사회 불만 세력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부유층이나 기득권층도 그들대로 분노를 표출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 어느 쪽도 경제위기에 대처하고 잘못된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답답하다.

나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가 왜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경기가 안 좋아서 생활이 어렵다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거칠게 표현하면 배부르고 등 따뜻한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기준을 잣대로 정치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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