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10년 임기’ 관례를 깨고 당 총서기를 세 번 연임할 예정이라는 건 분명하다. 다양한 경기 부양 정책은 거의 확실시 되고, 미국과의 심화되는 갈등에서는 공격적이고 민족주의적 성향을 최대한 발휘해 응수할 것이며, 최근 인도와의 국경지대에서 보이고 있는 과감한 조치에 비춰 볼 때 대외적으로도 물러서지 않고 밀어붙이는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면에서 시진핑 3기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은 이런 추세가 예측보다 훨씬 더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강화시킨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올해 5%대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할 듯 보이나 글로벌 경제 예측 기관이나 경제 전문가들이 4%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코로나 사태로 ‘바오류(保六:6% 성장률 유지)’가 무너진 데 이어 ‘바오우(保五:5% 성장률 유지)’까지 위태로워진 것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계경제의 위험 요인은 훨씬 더 커진다. 부동산 침체에 ‘제로 코로나’가 발목을 잡아 ‘세계의 공장’이 매끄럽지 못하게 굴러가면 공급 지연으로 원자잿값이 오르고 기업들의 비용이 높아질 것은 뻔히 보이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2020년 경제성장률을 5.3%로 예측하면서 5%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정책 당국에 건의했다. 6% 성장률을 사실상 포기하고 5%라도 사수하려는 절박함을 엿보게 한다. 

인구 문제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인구 증가 폭은 대약진운동 직후 수천만 명이 굶어 죽어 인구가 줄었던 1961년 이후 60년 만에 최저치였다. 중국의 인구 증가는 2016년 906만 명, 2017년 779만 명, 2018년 530만 명, 2019년 467만 명, 2020년 204만 명으로 해마다 크게 줄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지난해 2억56만 명으로 처음 2억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전체 인구의 14.2%에 달하는 수치이다. 인구 증가율도 0.134%로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인구 성장이 끝나간다는 뜻이다. 

이렇듯 중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으려니와 시진핑 주석의 3기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인데, 중국 정부의 대처 방식은 그동안 해 온 공격적이고 민족주의적 성향을 고조시키는 외에 달리 없어 보인다는 게 여간 염려스럽지 않다. 이제 그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세계 국가로서의 어떤 변모를 보일지가 마지막 남은 카드일지 모른다. 시진핑 주석의 제3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고 홍콩에 대한 옥죄기, 타이완을 둘러싼 난기류 등과 합쳐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보다 선명해 보일 것이다.

북한과도 2년 만에 화물 철도가 재개됐다는 소식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측은 방역 안전을 확보하는 기초 위에서 화물 운송 업무를 잘 처리해 양국의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도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압록강의 북중우의교를 달리는 열차에는 생필품과 약품 등이 가득 실려 있었다고 한다.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시진핑 3기의 안정이 필요한 시점. 안갯속에서 동북아 안정의 변화 모색이 있길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