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전 세계가 자신의 나라에 닥친 감염병 재난을 극복하느라고 정신이 없는데,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에 돌던 불안한 움직임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전 세계 관심을 끌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크라이나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 무기는 점점 발달해 현대 무기를 사용하는 국가는 크게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도 상대 국가를 짧은 시간에 폐허를 만들어 내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반면 현대 무기와 전력의 우위가 순식간에 마음만 먹으면 상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도자와 국민의 의지가 손쉽게 강국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 주고 있다. 

젤렌스키와 푸틴, 다윗과 골리앗, 바위에 달걀 던지기와 같은 느낌의 전쟁에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다윗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젤렌스키가 오래 버텨 힘으로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국민들이 함께 싸우겠다고 여성, 노인 모두 전쟁 중인 국가로 돌아가서 무기가 될 만한 것을 들고 러시아 군과 마주하는 용기와 결정이 놀랍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라고, 물리적인 힘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그 결정의 결말이 긍정적이기를 바란다. 

푸틴은 올해 만 70세로 러시아에서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2020년 개헌 러시아 국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대선에 두 번 더 출마할 수 있게 해 2036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한다. 만 84세까지 집권하려는 장기 프로젝트 구상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처럼 세습만 아니지 자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집권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추측된다. 푸틴이 집권하는 동안 러시아는 안정돼 가고 러시아 국민들의 삶은 더 나아졌기 때문에 푸틴의 인기가 러시아에서 사라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젤렌스키는 올해 만 44세로 우크라이나의 젊은 대통령이다. 우크라이나는 친러시아 성향이 있는 지도자들이 대통령을 하다가 국민들이 친러시아 성향 지도자보다 친서방 성향의 지도자를 지지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EU와의 협상이나 나토 가입은 이번에 처음 주장한 것이 아니고, 그동안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염원이었다. 친러 성향과 친서방의 갈등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친러 성향이 강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게 만들었다. 이번 러시아의 목적 중 하나가 크림반도 옆의 친러 성향의 영토 독립으로 러시아 영향권 확대가 첫 번째 목적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하고 있다. 그러나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영토를 손에 넣기 위해 이렇게 무례하고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푸틴은 이미지 손실과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고자 하는가? 지금 진행되는 상황으로는 감당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걸어온 삶을 돌아볼 때 얼마든지 이 정도는 감당하는 데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국제 질서를 깨는데도 유럽과 미국은 소극적 대응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푸틴은 다양한 방향으로 협박을 하고 있는데, 협박할 때마다 말로만 결말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할 뿐이지 그에 대한 행동 제재는 미흡하다. 미국이나 유럽이 전략적으로 그동안의 미약한 대응이 더 러시아의 폭력성을 키우게 된 것 같은 우려가 앞선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이 자신의 무역과 경제적 타격을 먼저 걱정하다 보니 약자 앞에서 강자의 폭력을 보고 소극적 지원만 할 때 갖게 되는 무력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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