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전 인천시 교육위원회 의장
김실 전 인천시 교육위원회 의장

2000년대 이전 인천 서구지역은 학생 수에 비해 학교·학급 수가 절대 부족했기에 이곳의 대부분 고등학생들은 중구, 동구나 부평구 등의 학교로 통학해야만 했다. 하루 1시간 이상 버스 타고 걸어서 가는 학교에 배정돼도 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기쁨이 앞섰던 시절이다.

 지금 인천은 많이 변해 초·중등 학생이 해마다 거의 1만여 명씩 줄고 있다. 더구나 사회 전반에 걸친 저출산으로 학생 감소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지역 정치인이 교육 백년을 위한 정책 배려보다 표를 얻기 위한 각종 입법 조례와 규정으로 학력 향상과 인성교육을 위한 학교현장을 정치권력으로 흔들어 단위학교장이 차별화된 교육을 실현시킬 학교 자율성을 죽이는 실정이다.

 2000년 당시 인천 고등학교장 재직 시 주변 중학교 학부모들이 교장실에 와서 "왜 우리 아이가 먼 동구나 중구, 그리고 부평구까지 버스 타고 가야 합니까? 시정 부탁드립니다" 라고 한 말이 지금도 머리에 맴돈다. 당시 제물포고등학교도 한 해 입학생이 720명에 정원 외 특기자를 포함해 730명 이상이 신입생으로 입학해 애국 조회 시 웃터골 운동장에 3개 학년 학생 2천200명 이상이 꽉 들어차 운동장이 좁게 보였다. 

 그러나 지금 제물포고등학교는 학교부지가 가장 넓은 학교가 됐다. 현재 입학생은 운동부 포함해 130여 명으로, 입학 후 20여 명의 학생이 다시 가까운 지역 학교로 전학 가는 학교가 될 때까지 지역 정치인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했는가.

 부산의 자존심이자 긍지를 주는 학교인 부산고등학교는 부산시민들의 협조로 2010년대 학생이 없는 부산진구 초량에서 새롭게 발전하는 해운대구 센텀시티로 이전했다. 게다가 야구 명문고로 발전하도록 학교 옆에 야구장을 만들어 관리토록 하는 등 지역 이기심에서 벗어나 큰 부산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지원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졸업한 부산상업고등학교를 일반계 고등학교로 학측과 교명을 바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학교에 체육관, 축구장, 야구장을 관리하도록 하는 큰 틀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도 표 계산으로 큰 틀의 인천을 보지 못하는 인천 정치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1970년대 배다리에서 현재의 석바위로 이전한 인천고등학교를 교지 1만9천㎡에서 1만9천㎡를 더하고 시민 체육관을 지어 학교에서 관리토록 한 애향심을 보면서, 지금 인천 정치인의 역량이 학교에서 뿐 아니라 현 국내 정치무대에서 허약한 위상을 실감한다.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기관 배치와 같이 인천시도 과부화된 현 시청 조직에서 인천 근현대사에서 많은 문화유적을 지닌 중구지역에 관광지역 개발 특구화해야 하겠다. 

 또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인천 연안지역 도서 관광 개발을 이룰 수 있는 조직을 분산 배치해야 한다. 편리한 하늘교통, 바다교통 그리고 새롭게 뻗어 나가는 철도와 고속도로를 결합해 관광 클러스터로, 현 중구청과 남부교육지원청 자리와 함께 클 수 있는 차이나타운, 자유공원과 월미도가 하나의 보고 즐기며 함께하는 관광문화코스가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차이나타운이나 자유공원에 가서 편하게 주차시킬 수 있도록 제물포고등학교 터에 식상한 전형적인 주차시설에서 벗어난 멋진 랜드마크 주차시설도 생각했으면 한다.

 정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역 발전의 안테나를 세우는 수준으로는 답이 없다. 학교도 살아 숨 쉬는 생물로 커 갈 수 있도록 날개도 달아주고 격려할 때 인물이 성장해 지역이 성장하는 선순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지역 발전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계속 양질의 일자리를 가져올 수 있는 지역 정치인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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