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큰 숙제는 바로 쌍용차 처리일 것이다. 10월 말까지 법정관리를 연장해 기간은 벌었지만, 이 기간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어 굶어죽을 정도로 뼈를 깎는 자구책이 나와야 하고, 동시에 재공고를 통해 하늘에 빌어서 좋은 투자자가 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 쌍용차 처리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으나 모두 불가능한 언급이었다. 국유화라든지, 산업은행이 우선 인수해 민영화를 점차 하는 방법은 물론이고 위탁생산 활성화, 심지어 현대차가 인수하면 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의견이 나왔다. 이 모든 언급은 불가능한 사항이고, 심지어 산업은행의 투자도 투자자가 투자해 평가를 하고 매칭펀드로 투자하는 방법 자체도 전제조건이 투자자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국민의 혈세로 투자하는 만큼 눈먼 돈이 아니라는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의 상황이 더욱 안 좋은 것도 문제다. 전기차 시대로 본격 접어들면서 기존 내연기관 시스템을 탈피하고자 글로벌 시장에는 잉여 시설과 잉여 인력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이 약한 쌍용차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은 사치라 할 수 있어서 새로운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쌍용차는 SUV에 한정돼 있고 디젤차 쪽에 특화된 반면 미래형인 전기차 등에선 매우 약한 영역이다. 

 최근 인수 무산 이후 재공고가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쌍방울그룹 등에서 의향서를 내고 있다고 전해진다. 투자자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새롭게 등장하는 모습은 반가운 형태이나 실질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특장차 업체인 광림특장차가 있어서 같은 자동차 제작사와 최소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문제는 재정적인 안정화 여부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도 결국 재정 동원 능력이 한계가 커서 무산된 만큼 후발 주자들의 재정적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의 결정과 법정관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쌍용차 같은 제작사의 문제는 해당 국가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윤석열 정부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이고, 이 정부에서 표명한 기준이 민간 차원의 시장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그냥 놔두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반면 시장 경쟁논리에 의해 당장은 손을 자르는 아픔이 있겠지만 후에 모두를 위협하는 문제가 되지 않게 미리부터 아픔을 겪게 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 

 쌍용차는 국내 제작사 중 그리 큰 기업은 아니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로 적지 않다. 방법은 없고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그래도 꼭 살려야 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한 명도 구조조정 못하는 한계점은 매우 큰 단점이라 할 수 있으나 각자가 최선을 다해 쌍용차를 살리는 임무에 매진했으면 한다. 미래의 모빌리티산업에서 특화되고 차별화된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쌍용차가 재탄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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