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전과 인류의 역사에는 항상 물이 존재했다. 인류는 물을 자연의 요소로 보기보다는 산업 발전과 도시화, 그리고 사람을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 생활의 이기를 위한 하나의 부속물로 여겼다.

 현재 수많은 하천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라기보다는 생활편의를 도모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장소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 걸쳐 분포한 수많은 하천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오염과 과도한 이용으로 생태계 건강이 악화됐다.

 이에 정부는 하천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려고 조경에 치중한 하천 조성보다는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에 중점을 둔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 만한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여러 가지 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안성시는 금석천을 중심으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수질을 개선하고 생물이 서식할 만한 친환경 하천을 조성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을 꿈꾼다.  <편집자 주>

# 수생태계 복원

안성시는 하천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2010년부터 본격적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대상 하천은 바로 안성시의 중심부를 흐르는 금석천이다. 금석천 중류에는 다수의 시민이 거주하는데, 각종 생활하수가 유입돼 해마다 여름이면 악취가 진동하고 피라미 한 마리 살지 않는 죽은 하천이었다. 하지만 금석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친환경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4년에는 환경부 주관으로 추진된 제6회 그린시티(Green City) 평가에서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Blue(물)-Green(녹지)-White(바람)-Gold(토양) 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도심 속 생태계를 복원하고, 시민들에게 친환경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금석천 생태네트워크를 완성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시는 일죽면 시가지에 있는 청미천도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친수 기능이 확보된 하천을 조성했다. 또 다양한 생물에게는 서식할 만한 공간을, 지역주민에게는 친환경 생태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삶의 질을 높였다.

특히 청미천은 2021년 환경부에서 주관한 ‘생태하천 복원사업 우수사례 콘테스트’에서 우수하천으로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복원사업 완료 이후에도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수질 개선 효과, 하천의 종·횡적 연속성 확보 등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셈이다.

안성시 금석천 생태습지 조감도.
안성시 금석천 생태습지 조감도.

# 금석천 전 구간 복원

하천 친수공간이란 하천을 포함한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와 생태환경이 조화롭게 조성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금석천의 경우 과거 상·중류부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하천 정비사업을 통해 친수공간이 조성됐고, 금석천이 합류되는 안성천 구간 또한 경기도 고향의 강 사업을 통해 친수공간이 마련됐다.

하지만 금석천 하류부 1.4㎞ 구간이 수생태적으로 미복원되고 친수공간으로 조성되지 않아 연결성이 단절된 상태다. 생태적으로는 복원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안성시 금석천 전경.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안성시 금석천 전경.

시는 단절된 구간의 복원과 금석천 전 지류의 수질 개선 및 수생태계 복원을 목적으로 2020년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제8차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에 응모해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개선사업은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공공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제1산단 공공폐수처리시설 고도처리사업’ 등이다. 수생태계 복원이 시급한 금석천 하류부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총 180억 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금석천 옥산교 구간부터 안성천 합류부인 금석교 구간까지 1.4㎞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시는 해당 사업에 설계와 건설사업 관리 등 국가공단의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기술을 활용하고자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해 추진 중이다. 현재 기본·실시설계가 진행 중으로, 사업이 준공되면 금석천 전 구간에 친수공간이 조성돼 시민들에게 친환경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사람과 자연이 조화된 생태하천 조성

시는 상·하류 간 단절된 생태 연결성을 확보하려고 콘크리트 보(洑)를 철거하고 생태여울로 개량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어 하천의 자정 능력을 키우고, 하천 정비를 통해 훼손된 생물 서식처를 조성할 계획이다.

안성시 금석천 생태하천 조성 예시도.
안성시 금석천 생태하천 조성 예시도.

특히 인근 지역주민들의 여가·휴식 장소로서 1.4㎞ 구간에 산책로를 조성해 ‘안성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과 연계한 동선과 다양한 친수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하천유지용수 일일 1만4천t을 금석천 상류에 공급할 계획으로, 갈수기에도 마르지 않는 하천이자 사람과 자연이 조화된 상생의 거점으로 탈바꿈하리라 기대한다.

또 자연의 복원과 회복의 대표적인 생태거점으로 다양한 생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습지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고 생태관찰 체험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곤충, 양서류, 파충류 서식지, 어류와 조류 서식지(횃대, 돌무더기, 수변식물, 자생초지, 정화식물군락, 돌무더기) ▶생태 관찰·학습공간 조성(생태숲, 산책길, 징검다리) ▶방문객 편의시설(생태쉼터, 휴식벤치, 안내시설) 등이 포함됐다.

# 서울 청계천 부럽지 않은 금석천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은 친환경 사업을 넘어 안성 발전의 또 다른 거점이자 시민 행복을 위한 밑바탕이 되리라 전망된다. 

우선 최근 이상기후로 하천 홍수량이 상향 조정된 만큼 하천 복원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비국지적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치수적 안정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더불어 생물의 종 다양성 확보를 통한 서식환경을 제공하고, 시민을 위한 생활환경 역시 격상되리라 기대된다.

환경부의 생태하천복원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안성시 청미천.
환경부의 생태하천복원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안성시 청미천.

또 학생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생태하천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친환경 의식을 고취하고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이바지하리라 예상된다.

현대사회의 패러다임인 친환경의 가치는 물론 생태계 복원의 핵심이 될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시가 ‘더불어 사는 풍요로운 안성’의 진면목을 보여 줄지 이목이 쏠린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화를 이룬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일은 지역사회의 과제이자 안성 혁신의 마중물이 되리라 믿는다"며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수질을 개선하고 수생태계의 연결성을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성=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사진=<안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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