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첫 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퍼즐은 바로 경기도·경기도의회 신청사가 자리한 ‘경기융합타운’이다.

우여곡절 속 수십 년간 사업 보류와 재개를 반복하며 그저 먼 미래의 이야기만 같았던 경기융합타운 시대의 개막이 어느새 목전으로 다가왔다.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에 더해 경기도 대표도서관, 융·복합센터, 한국은행 경기본부 등 굵직한 공공기관이 한데 모인 경기융합타운은 경기도의 새 미래를 이끌 ‘메가 행정타운’으로 꼽힌다.

더욱이 인근에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아웃렛·백화점, 경기남부지역 마이스(MICE)산업의 중심으로 부각될 수원컨벤션센터 등이 자리잡아 명실상부한 경기지역 ‘랜드마크’로 부상 중이다.

가장 먼저 경기융합타운에서의 새 출발을 알린 곳은 경기도의회다. 도의회는 1993년부터 이어진 30년간의 수원 팔달산 인근 ‘효원로 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1월 말부터 경기융합타운에 마련된 신청사에서 업무를 개시했다. 

도의회 신청사는 무엇보다 ‘열린 의회’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건립되면서 건물 곳곳의 투명성을 높여 도민들의 접근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경기융합타운 부지에는 앞으로 도민들에게 개방될 녹지공간인 대규모 ‘경기정원’ 등도 조성될 예정이어서 도민의 ‘복지쉼터’ 역할도 하게 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경기융합타운은 행정뿐만 아니라 인근의 업무·주거·사업·문화 등이 융합된 명실상부한 경기도의 중심지역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기융합타운 조감도.
경기융합타운 조감도.

# 추진까지 우여곡절…숱한 고비 넘어 랜드마크로

경기융합타운 건립은 1995년 경기도의 청사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진행된 ‘종합청사 기본계획’ 수립이 사실상 출발점이다.

당시 도는 현 도청사(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 재건축하기로 하고 설계까지 마쳤으나 1997년 찾아온 IMF 금융위기로 한 차례 좌초됐다. 2000년대 들어서며 이뤄진 도의회의 이전 권고에 따라 현 부지인 수원 광교신도시로의 이전을 결정하고 지구지정을 완료한 뒤 2009년에는 건축설계 당선작까지 선정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보류를 거듭했다.

그러다 2015년 신청사 건립 재원 다각화 등을 고려한 복합청사 건립이 검토됐고, 이듬해 도는 도의회·도교육청 등 도내 핵심 기관이 함께 자리하는 ‘경기융합타운’의 청사진을 확정했다.

이렇게 본격적인 추진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경기융합타운은 2017년 착공식을 통해 첫 삽을 뜨면서 ‘종합청사 기본계획’ 수립 후 무려 22년 만에 착공이 이뤄졌다.

부지만도 11만8천200㎡에 이르는 경기융합타운은 착공 5년 만인 지난 1월 입주까지 완료한 도의회를 필두로 2024년까지 입주 기관들의 건물 신축공사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될 계획이다.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본회의장.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본회의장.

경기융합타운의 핵심인 도 신청사는 이미 준공된 상태로, 건물 시운전 등 마무리 점검 작업을 거쳐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입주하게 된다. 

이어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올 10월, 도교육청(남부신청사)과 경기주택도시공사(GH) 신사옥은 내년 10월, 경기도서관과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사옥도 각각 2024년 6월과 8월 준공될 예정이다.

특히 도의회·도청·도교육청 신청사 3개 건물은 경기융합타운의 비전인 정조대왕의 ‘인인화락’(人人和樂·사람과 사람이 화합해 행복하다)의 뜻을 담아 ‘사람 인 人’(시옷자 형상) 형상으로 배치돼 눈길을 끈다. 

이는 행정·업무·주거·사업·문화 등 다양한 분야별 입주기관이 소통하며 업무적 상승 효과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포함된 결과다. 

도 최초의 광역단위 대표 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은 지하 4층·지상 5층, 건축총면적 3만300㎡ 규모로 건립된다.

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가려낸 경기도서관의 건축 디자인은 경계가 없는 나선형 형태로, 외부로부터 내부로 이어지는 공간의 연속성과 동적인 면을 강조했다. 

도내 최대 규모인 90만 종의 장서 보유를 목표로 설계된데다,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까지 연결된 공간에는 경기지역의 특성화 자료 등도 배치할 계획이어서 경기융합타운 안의 또 다른 ‘명물’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기융합타운 부지 안에는 약 1천88억 원을 투입해 3만8천99㎡ 규모의 도민 개방형 녹지공간을 만드는 ‘경기정원’ 조성사업도 추진되면서 향후 도민의 ‘쉼터’ 기능도 담당하게 된다.

경기융합타운의 중심인 경기도·경기도의회 신청사 전경.
경기융합타운의 중심인 경기도·경기도의회 신청사 전경.

# 첫 문 연 경기도의회…‘열린 청사’로 도민에 가까이

경기융합타운의 첫 입주기관은 지난 1월 말 이전을 완료한 도의회다. 경기융합타운 내 3만3천㎡ 부지에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로 마련된 도의회 신청사는 무엇보다 ‘열린 청사’를 지향한다. 

의회 의정관인 ‘경기마루’ 설치와 유리 돔으로 지어진 ‘본회의장’ 등 도의회 신청사 내 상징적 조치는 대의민주주의 기관으로 도민들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우선 신청사의 핵심이자 의회의 ‘심장’ 격인 본회의장은 유리 돔과 유리 벽체를 통해 ‘투명한 의회’로 구현됐다. 특히 본회의장 천장의 유리 돔은 4층에 마련된 실외 광장과 맞닿아 도민 누구나 쉽게 내부를 내려다보는 구조로 의회의 탈권위적 이미지를 부각했다.

경기융합타운 공사 현장을 점검 중인 경기도 관계자들.
경기융합타운 공사 현장을 점검 중인 경기도 관계자들.

도의회 관계자는 "본회의장의 개방형 의사당 구조는 독일 등 유럽 의회가 추구하는 방향을 반영한 결과"라며 "민의를 수렴하고 도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의회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본회의장 내부는 의원석 간 단차를 12㎝로 최소화한 수평적 구조로 설계해 ‘BF(Barrier Free)’ 최우수 등급을 인증받았으며, 장애인이나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 신체적 조건에 구애 없이 누구나 편리한 입장이 가능하다.

도의회 신청사 1층에 1천698㎡ 규모로 들어설 의정관 ‘경기마루’는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설립되는 최첨단 복합문화공간이다. 하늘의 최고점이자 거실 공간이라는 뜻이 담긴 경기마루는 ‘도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모이는 수평적’ 공간을 지향한다.

로비, 체험형 아카이브, 전시관, 본회의장 축소 체험, 의정지원정보센터(도서관) 등 총 6개 공간으로 구성되며, 최첨단 기술이 도입된 터치패널을 손으로 조작하면 관심사에 따라 도의회의 의정 성과를 살펴보는 일이 가능하다.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개청식.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개청식.

전시장 관람 과정에서는 도의회를 찾은 도민들의 정책 투표와 제안, 본회의 의사 진행 체험 등이 가능하다. 지난달 정식 개관 이후에는 ‘재미있는 지방의회’ 등 다양한 도민 소통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장현국 도의회 의장은 "경기도의회와 도청, 도교육청이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고 화합하며 도정과 의정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며 "개선된 공간과 시스템으로 도민들에게 지방의회의 참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사진=<경기도·경기도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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