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지역을 생각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먹거리하면 ‘이동갈비’, 운동하면 ‘바이애슬론’, 위치하면 ‘우리나라 북부 끝자락’이 생각난다. 

하지만 포천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으니, 바로 공립 송우초등학교다. 1920년 12월 9일 8학급으로 개교한 송우초는 2년 전 100주년을 맞았고, 올해 102년째를 이어오는 포천의 명문이다. 

‘포천 토박이’거나 오랫동안 포천에서 살았던 주민이라면 송우초 출신들이 대부분일 정도다. 물론, 지금은 축석분교 독립, 추산초·신봉초·태봉초 분리와 인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올해 14학급(283명, 특수학급 포함)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입학식을 앞두고 송우초의 혁신학교, 송우초의 위상을 듣고 꾸준하게 학생들이 찾아온다.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포천 송우초교 학생들.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포천 송우초교 학생들.

#9년차는 역시 베테랑 

송우초가 2014년 9월 1일 처음 혁신학교로 지정될 당시 가장 큰 목표는 혁신학교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일이었다. 

교육행정지원팀과 교육활동지원팀으로 업무체계를 구성해 다양한 모임활동을 운영하며 교사들이 먼저 혁신학교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듬해 목표는 ‘학교문화의 변화’였다. 송우초는 민주적 학교운영 체제를 확립하고, 공동체 의견을 수립했다. 또 학부모와의 소통을 위해 학급별 SNS, 주간소식지 등을 만들어 상시 소통시스템을 구축했다.

2016년에는 전년도의 체제를 좀 더 협력해 확립하고자 나섰다. 학부모와의 상시 소통 방법을 늘리고, 학생자치회를 활성화시켰다. 

교내 자율장학과 연계한 학습공동체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교사들이 공동연구에 몰입할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도 했다. 

4년 차를 맞은 2017년에는 그동안 해 온 혁신학교를 견고히 하는 과정을 만들었다. 4년 동안 만들어왔던 혁신교육 비전을 신규·전입교사에게 공유했고, 혁신교육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 확산을 위한 성찰적 대화 시간을 확보했다. 

가장 중요했던 학생-교사, 학부모-교사, 교사-교사 관계 성장 지원을 위한 교실 나들이를 운영해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혁신학교로 재지정된 2018년은 ‘혁신 철학과 비전 공유’를, 2019년은 ‘학교 자치 활성화’를, 2020년은 ‘교육과정 정상화’를, 지난해에는 ‘교육과정 내실화’를 목표로 삼았다. 

그동안 활성화됐던 학생자치회, 학부모자치회, 교직원자치회 등이 2020년 코로나19로 침체됐으나 가장 시급한 학습 부진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학년별 워크북 제작과 교육과정 재구성 등을 통해 학습부진을 최소화 하려고 애썼다.

지난 해에는 기초학습력 향상을 위한 학년별 교과를 추가 편성해 ‘또바기배움’으로 전 학년 교육과정 100차시 이상 편성·운영했고, 코로나19로 발생할지 모르는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했다. 

교육가족 나눔잔치.
교육가족 나눔잔치.

#올해는 정상화

올해 송우초의 혁신학교 운영 방향은 ▶민주적 학교 운영 ▶윤리적 생활공동체 ▶전문적 학습 공동체 ▶창의적 교육과정 등 4가지로 나뉜다. 

‘민주적 학교 운영’ 영역에서는 교사들이 자주 모여 소통하고 학년·부서별 유기적 연계로 교육활동 운영 전반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세부 내용으로는 송우행복교육 공감 워크숍 개최(2월 중), 학부모 교육과정 나눔, 주간소식지 ‘울림’ 발행·배부, 학교조직의 시스템화 및 실적·관행적 행사 축소, 학년군별 교육과정 연계로 소통하는 스몰학교제 운영이다. 

‘윤리적 생활공동체’ 영역에서는 학생자치와 학년 자치회를 활성화 해 학생들의 학교 참여를 확대하고 학부모 교육 참여의 기회도 넓히려고 했다. 

세부적으로는 공감과 소통의 교육공동체 협의회 마련, 다정한 송우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개최, 학부모 임원과 학교장의 정담회 개최, 학급별 다양한 소통 창구 운영 등이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 영역에서는 수업 공개의 일상화와 수업 나눔, 교류 등의 문화가 잘 형성된 덕분에 교사들이 함께 수업 성장을 이룰 만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학년군별 교육활동 나눔, 배움중심수업 연구와 수업성찰일지 기록, 학년군별 수업 연구, 학생중심프로젝트 수업 연구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창의적 교육과정’에서는 배우는 과정을 배우고, 배우는 즐거움을 배우는 자기 삶의 참 주인의식을 가진 아이들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문화 예술 감성 교육(난타·자율동아리 등), 배움중심수업(주제통합학습·프로젝트 학습), 교육과정 재구성과 텍스트 다양화, 학교자율과정 ‘또바기 배움’ 전학년 편성 등이다.

송우초 교사들이 독서토론회를 가졌다.
송우초 교사들이 독서토론회를 가졌다.

#우리는 T·E·D로 나눠요

송우초의 교육중심은 T(Thought Project)와 E(emotion Project), D(Dream Project)로 나뉜다. 

T는 ‘생각키움 교육’으로, 학년별로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표현하기(1학년), 짝 대화로 서로의 생각 주고받기(2학년), 생각과 느낌을 말과 글로 자세하게 표현하기(3학년), 질문과 대화로 다양한 가치 찾기(4학년), 질문과 정보 해석으로 새롭게 탐구하기(5학년), 효과적인 전략을 짜서 생각 표현하기(6학년) 등을 배운다. 

E는 ‘마음울림 교육’으로, 큰 틀에서는 울림 싹 틔우기, 체험하기, 실천하기 등 3가지로 나뉜다. 싹 틔우기는 자존감과 자아효능감 키우기, 공동체 역량 기르기, 문화예술 감수성 틔우기 등이며, 체험하기는 연극 통해 타인 이해하기, 어울림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예방, 리듬으로 하나되는 하모니 난타 등이다. 

실천하기에는 지역이해 교육으로 애향심 키우기, 학생자치를 통한 민주시민교육 배우기, 감성나눔 예술공감터 운영이 포함된다. 이 밖에도 학년별 맞춤 수업이 별도로 있다. 

D는 ‘꿈자람 교육’으로, 말 그대로 학생들의 꿈을 가꾸는 프로그램이다. 창의진로 개발 역량 기르기, 꿈 씨앗 프로젝트, 꿈자람 발표회, 학생자율 동아리, 난타부·방송부 운영, 꿈이 자라는 방과후학교 운영, 꿈·끼 주간 운영, Hi·Dream 페스티벌 운영 등 다양한 수업을 한다. 

포천 송우초등학교 전경.
포천 송우초등학교 전경.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하는 혁신학교 

 지난해 3월 1일 제 22대 교장으로 한정희 교장이 취임했다. 

 보통 교사들은 새로운 교장이 취임할 때마다 기존 학교의 분위기가 바뀔까 걱정하거나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교장이 취임하고난 뒤 교사들의 걱정은 사라졌다. 이전 여러 교장과 같이 교사들이 만들어온 ‘혁신 학교’의 모습을 인정하고 수긍했기 때문이다. 

 한 교장은 무언가를 바꾸는 작업보다 교장으로서 교육가족을 세심히 살피고 교육 가족 모두 교학상장(敎學相長) 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교장이 무언가를 원하고, 잘 해오던 ‘혁신 학교’를 바꾸려고 한다면 여태까지 했던 일이 물거품이 된다"며 "교사들이 잘 해주고 있으니 배움이 행복하고 개인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발전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장은 교장으로서 할 일을 찾아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교장은 여러 활동 중에 학생들의 아침 맞이와 급식실 잔반지도를 택했다. 그는 "교장으로 오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소망이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라며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에 부임하는 바람에 ‘마스크 교장’이어서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기 쉽지 않았지만 최대한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잘 할 수 있어’, ‘역시 잘했어’ 등의 덕담을 건네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과 함께 이전부터 이어온 송우초 교사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어려움은 최소화 했으나 혁신 학교에 대해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각 학교의 특성과 사정을 고려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한 교장은 "최근 도교육청에서 모든 학교의 혁신학교화를 위해 올해 혁신학교를 많이 늘렸는데, 각 학교의 환경을 고려한 지원중심의 정책으로 변화해야 할 듯싶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혁신학교로 운영 중인 학교를 위해 인사, 예산 지원, 학구조정 등의 인센티브가 지금보다 더 많이 제공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사진=<송우초등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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