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배달문화가 크게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배달비 등이 급등해 업계나 소비자의 불만도 덩달아 높아지는 상황이다. 플랫폼 기업의 배만 불리는 부작용으로 개선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플라스틱 등 부산물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면서 사회적 부담도 느는 실정이다. 

특히 가장 큰 고민은 그렇지 않아도 가장 후진적이고 낙후된 영역인 이륜차 영역도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달문화 확산으로 인한 사고가 급증해 연간 이륜차 사망자가 500명 정도에 이른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전 300명대 수준도 OECD 국가 중 매우 높은 수준인데 더욱 불어나 500명에 이른다는 점은 상당히 심각하고, 문제점도 크게 노출됐다. 하루에 1.3명 이상이 사망하는 심각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과반은 최근 급증한 배달 시 발생했다. 그렇지만 정부는 이 부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확실하게 개선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미약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륜차 분야는 이미 수십 년간 이륜차산업과 문화가 무너져 심각한 후진적 개념을 보인다. 다른 분야는 선진국으로 진입한 지 오래이건만, 가장 심각하게 낙후된 이유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과 이에 동조해 외면하고 개선에 소홀한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더불어 지자체는 물론이고 동종 업계의 자정적 개선 노력도 매우 부족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이륜차의 사용신고부터 보험, 정비, 검사는 물론이고 폐차 등 어느 하나 성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고속도로는 물론 자동차전용도로도 진입하지 못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신세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상태에서 배달문화 확산으로 이륜차 운행이 급증했고 시간 싸움, 영역 싸움 등이 치열해지면서 더욱 무분별한 운행이 도를 넘는 단계에 왔다. "길이 아니라도 좋다"라는 인식으로 횡단보도 운행, 인도 진입은 기본이고 급차로 변경과 법규 위반이 횡행하는 상태가 돼 사망자와 사고율은 급증했다. 대부분의 이륜차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른 분야의 공약 이행도 중요하지만 이륜차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특히 일반 자동차로의 부작용 이전까지 고려해 노력을 가일층 높여야 한다. 이륜차 앞번호판 도입이나 이륜차 소음제도 강화·단속은 기본이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문화선진화 운동도 필수적인 요소다. 배달문화의 문제점은 이륜차의 문제점이 아닌 배달업종의 기준 강화가 답이라는 것이다. 

이륜차 문제 개선이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이유는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접근하기보다는 당장 인기를 끄는 분야만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이륜차 분야는 외면했던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륜차는 일반 자동차와 함께하는 이동수단의 하나인 만큼 단순하게 잘라서 이륜차 분야만이라 할 수 없다. 다른 분야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면 당연히 개선하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 분야다. 앞번호판 부착 등 자신의 신분부터 노출해 익명성을 줄이고, 배달 업종에 대한 이륜차 운전 교육은 기본이며 배달 시간제 확보로 인한 급하고 거친 운전 방지, 어겼을 경우 퇴출 방법 강화도 필요하다. 선진국의 좋은 이륜차 사례가 즐비한 만큼 정부 당국과 지자체가 이륜차 문화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꼭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정부가 여러 자동차와 교통정책을 표명하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이륜차 분야와 배달문화 선진화에 더욱 공을 들여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핵심 과제다. 항상 강조하던 국내 이륜차 분야의 선진화가 이번 정부에서 가능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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