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코로나 사태로 긴급하게 풀었던 자금과 정책적 지원들은 이제 더 이상 풀기 어려워졌다.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물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는 올라가는데 경기는 침체되고 환율도 춤을 추기 시작했다. 길었던 코로나 사태로 경제생태가 활력을 잃었고, 불확실한 경제 전망에 섣부른 투자의 불씨도 키울 수가 없다. 삶이 위기에 직면해 솟아날 구멍을 찾아야 하는데 정치권은 정쟁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동시다발의 복합적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를 더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들이 비상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기업과 국가들은 재난에 재난을 더한 위기의 상황에 직면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별다르지 않다. 코로나로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이 일상이 되듯 긴급한 상황의 연속으로 상당한 짐을 만들었다. 재난이 지난 후에도 피해 극복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더는 재정을 풀어놓을 수가 없다. 올라가는 물가를 잡지 못하면 경제 전반에 물가의 파고가 높아지고, 이로 인한 파문은 기업들에게 존폐의 위험을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4.8% 높아졌고, 기록상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전기요금도 오르고 가공식품도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를 겨우 떨쳐내고 움직여 보려는 사람들에게 이는 공포로 다가선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금방 조정 가능하지 못하며, 또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고 침체된 경제생태를 일으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전쟁으로 물류 공급난이 더 심각해지면서 급격한 물가 상승에 직면해 자국 경제에 충격이 덜 가는 방법으로 위험을 벗어나려고 한다. 이웃 나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황으로 각자가 가진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교역 조건과 국제 상황 속에서 제나라의 안전과 성장을 먼저 확보하려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계는 이러한 국내외 정세는 아랑곳없이 정쟁일변도다. 얼마나 위험이 가까이 와야 전력을 다해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시작할까. 얼어붙은 경제는 걸음을 옮기기 두려워하고 더 나은 상황을 찾아 떠나고 있다. 사업하기 용이한 환경을 찾아 조금이라도 나은 경쟁 우위를 만들어 보려는 몸부림이다. 급격한 정세 변화는 평상의 교역 조건으로 거래가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에 외교적 파워가 작동하면서 백그라운드가 중요해졌다. 이는 자국의 국가파워가 필요한 일이다. 

코로나가 만든 팬데믹 상황은 국제시장을 참으로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직 코로나 사태가 완전 종료되지 못해 어떠한 변수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어떻게 전개될지도 전망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줬던 공포가 코로나 이후의 국제시장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안팎으로 흔들리는 국면에서 정신을 바싹 차리고 리드해야 하는 곳이 정치계이다. 국민의 대표로 선택됐고, 그들의 견인에 의해 나라와 국민이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라의 안위나 국민의 불안함을 잠재우는 믿음직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입법기관마저 편법과 꼼수가 동원되는 모습과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부정 축재의 모습이 그렇다. 국민들의 하루는 힘들고 희망을 잃어 가는데 국회의원들의 세상은 다른 듯하다. 국민이 없이 그들이 존재할 수 있는가. 난세에 힘을 잃어 가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펼쳐 낼 수 있는 국민의 대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불안을 말하는 국민들에게 의지가 되고 빛을 비춰 따르게 하는 견인차가 돼 줄 사람은 없는 것인가. 

급변하는 세계에서 우리 국민과 나라가 살아갈 길을 만들어야 하는 때다. 침체된 세계경제에서 먼저 경쟁 우위를 만들어 내야 위험에서 멀어질 수 있다. 달라지는 세계에서도 코리아를 외치며 신명나게 달리는 국민들을 만들어 줄 국민의 대표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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