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가치(價値)들이 존재한다. ‘자유, 평화, 행복, 생명, 나눔, 사랑….’ 말만 들어도 저절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인간이 만든 의미 있는 가치들이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행복’을 말한다. 한때 일본의 인기 작가가 시작한 ‘소확행’이란 용어가 우리 사회에 널리 회자된 까닭이기도 하다. 이처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일상에서 우리가 가장 추구하고 싶은 인간의 성취욕구인지도 모른다. 특히나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에 걸친 사투로 인해 일상에서의 평화와 함께 행복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하기도 하다.

흔히들 "행복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한다. 내가 행복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많은 아름다운 가치들을 실천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에게 작은 사랑을 베풀어 얻는 행복은 더욱 숭고한 가치를 내포하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지역사회와 고등학교가 연대해 교육현장에서 작은 사랑을 나누고 감사하며 행복한 삶을 선순환하는 아름다운 선행(善行)을 소개하면서 교육적 의미와 성과를 재고(再考)하고자 한다.

인천시 계양구에 소재하며 인천 둘레길 1코스인 계양산이 근처에 위치하고, 인천지하철 1호선인 임학역과 계산역에서 도보로 3~5분 거리인 ‘계양산 전통시장’은 지역사회에서 28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과거에는 인천의 행정구역명을 사용해 ‘병방시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전국적인 전통시장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현재는 현대식의 아담하고 깔끔하며 활기찬 지역 명소인 ‘계양산 전통시장’으로 변모했다. 여기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중심으로 온갖 싱싱한 채소, 과일, 각종 생활필수품, 많은 특산품 등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돼 인천의 타 지역에서도 장을 보러 올 정도로 유명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년 전 이곳의 상인들을 중심으로 ‘만 원의 행복 봉사클럽 장학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회원 수 125~150명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여기엔 상인 65%와 직장인 35%로 구성됐다. 이들은 매달 1만 원씩을 회비로 적립해 학생 1인당 월 10만 원, 방학 기간인 8월과 1월을 제외한 연간 10개월에 걸쳐 월 100만 원씩, 13명의 학생에게 총 1천300만 원의 장학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1∼3학년 학생 중 담임교사의 추천과 학교 심사위원회를 거쳐 선별된 학생들을 최종적으로 장학회에서 확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2022년 4월 20일, 장학증서 전달식에 참석한 장학회 임원(회장, 고문, 부회장) 4명은 학생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전○탁 회장은 "앞으로도 많은 회원을 유지해 꾸준하게 장학지원사업을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받은 이 작은 사랑을 나중에 더 큰 사랑으로 베풀 줄 아는 학생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며 가슴을 울리는 인사말을 했다. 대표 김○○ 학생은 "…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처럼 사랑을 나눠 주심에 감사드리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성실한 학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중에 반드시 이 사랑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학생이 되겠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말과 함께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 외 참석한 학생들의 밝은 표정은 미래 희망의 메타포였다.

교육은 사랑으로 시작해 감사로 열매를 맺는다. 매년 학생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학년 말에는 ‘감사 편지’로 보은의 마음을 이어가는 릴레이 장학사업을 통해 학생들과 지역사회가 서로 나누고 베풀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래의 주인공들을 교육하는, 최고의 인간 가치인 사랑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이 후일 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살아가면서 오늘 받은 사랑보다 훨씬 큰 사랑으로 후배들에게 되돌려주는 아름다운 가치의 실천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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