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관찰할 때 허실(虛實)을 분별하는 건 싸움터가 아니라도 세상 사는 데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허허실실은 인간관계를 가르는 척도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허(虛)를 ‘허’로 보고, 실(實)을 ‘실’로 보는 것은 예리한 판단력과 오랜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겠으나 기본적으로 간단히 알 수 있는 것 가운데 상대가 밤에 소란을 피우는 것은 공포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이 대목은 곱씹어 볼만하다. 우리는 대부분 캄캄한 밤중에 으슥한 곳이나 공동묘지 같은 곳을 지나갈 때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두려움을 달래려는 일종의 반사작용이다. 조직 내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각자의 두려움도 있겠으나 규율이 잡히지 않는 까닭도 있을 터. 리더의 권위가 떨어지고 영이 서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훈련이 부족한 개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하지 않는가. 요란하게 짖는 건 자신감이 없다는 분명한 신호다. 함부로 떠드는 사람은 사전에 대비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새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요즘 같은 선거시즌에는 더욱 그렇다.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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