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이천시장 당선자의 ‘민선 8기 시장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지난 10일 출범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일부 위원들의 선정 과정과 자질 등에 대한 문제 제기로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천시의 미래를 담은 종합 계획을 제시하기 위해 출범한 인수위 구성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12일 기호일보 취재 결과, 이천시 민선 8기 인수위는 김종춘 위원장과 이현호 부위원장을 포함해 15명의 위원으로 구성,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이천시장직 인수와 관련된 업무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들 위원 중 남성은 11명, 4명이 여성위원으로 ‘양성평등기본법 제21조에 따라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이천시 조례와 상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학교수로 알려진 A위원은 인접 도시의 인수위원회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자초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B씨를 선정해 논란을 키웠다.

더욱이 C위원은 ‘외국인 근로자 임금체불, 국유지 무단사용, 불법 가설물 설치’ 등으로 윤리성과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선자는 비록 ‘소통’을 강조해 오고 있지만, 인수위 위원들에 대한 이해관계와 각종 의문으로 인해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알려지면서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연일 SNS를 통해 (B위원 선정과 관련) "인수위 수준부터가 참 한심하다", "지역에 인물이 그렇게도 없냐", "8년을 기다려 상생과 조화로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한 인수위원회 해체하라", "눈 가리고 아웅 하면 시민이 봉이냐", "집안 망하게 한 놈 다시 실세 되네" 등의 글을 남기며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당선자의 한 지지자는 "이번 인수위원 구성은 선거에서 당선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뛴 인물이 없으므로 역으로 생각하면 기대가 크다"며 "인수위원들은 당선자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시민 기대에 부응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옹호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를 구성하면서 관련 법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가운데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행위"라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시정을 인수할 만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책은 각계각층의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시민들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소통을 통한 정책 수립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시정혁신 이전에 인수위원회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 박모 씨 등은 "B위원은 이번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탈락자이며 지난 시정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벌어진 각종 개발행위에 도시계획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인물로 인수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시민을 무시한 행태"라고 질책했고, "C위원의 경우 봉사활동 명목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해 물의를 빚은 사람으로 윤리성과 도덕성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함량 미달"이라며 "어떻게 이런 인물이 이천시의 미래를 설계할 인수위원에 선정됐는지 모르겠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김경희 이천시장 당선자는 "가급적 각 분야에 대해 정말 유능하고 똑똑한, 그리고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위원들을 선정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공과를 따지지 않았다. 협치 차원에서 상대 당 인물도 쓰게 됐고 A위원의 경우에는 다른 도시에서 인수위 활동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며 "이천을 위해서 업무 분석을 잘해주리라고 생각해 위원들을 선정했는데 A위원이 양쪽에서 활동한다면 이천에서는 빼도록 하겠고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