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섬겨야 한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당선자의 철학이다. 재임 기간 ‘시민이 주인 되고, 시민이 안온함을 느끼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그의 목표에도 이 같은 철학이 깔렸다.

이 당선자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 역시 ‘시민 참여’다. "시민이 직접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일이 시민 중심 정치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한다. 이 당선자는 이미 수원시 제2부시장 시절 전국 최초로 시민계획단을 만들어 시민과 소통한 경험이 있다.

그가 취임 후 추진할 1순위 정책은 수원 군공항 이전, 다시 말해 ‘화성국제공항’ 조성이다. 이는 특례시로 거듭난 수원의 삶의 질, 경제적 발전을 꾀하는 초석이기도 하다. 이 당선자는 연내에 법 개정을 통한 주민투표가 가능해져 화성국제공항 조성 추진이 본궤도에 진입하길 희망한다.

다음은 이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수원시민들이 지역을 제대로 발전시킬 진짜 후보를 선택했다. 시민과 한 약속을 지키고, 기업을 유치하고, 시의 경제활력을 되찾는 데 집중하겠다.

-선거가 어려웠다. 개표 초반 뒤지고 있을 당시 심정은 어땠나.

▶이기리라 확신했다. 선거 기간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지선언을 해 준 모습을 보고 ‘분위기가 이재준이구나’라고 느꼈다. 투표율이 너무 낮아 약간 걱정했지만 변화와 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본 만큼 승리에 대한 확신은 변하지 않았다.

-당선 확정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지난 30년간 수원을 위해 고민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대학생이 돼 수원역에 도착했을 때, 가정을 이뤄 수원에 첫 집을 마련했을 때, 부시장으로 처음 임명됐을 때의 순간순간이 지나갔다. 마지막 선거 유세 때 모인 지지자들이 외쳐 준 함성, 그 함성에 담긴 시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영원히 잊지 못할 듯싶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 왔나.

▶학자, 시민운동가, 행정가 시절 등 늘 시민이 시정에 참여하는 모델을 꿈꿨다. 정책 슬로건 등에 ‘시민 손으로 도시를 만들자’란 모토도 사용했다. 또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시민과 소통도 많이 했다. 다른 사람의 얘기를 잘 경청하는 편이다. 시민들의 말을 더 듣고, 잘 선별하고, 이해시켜 시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 특히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시민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

-왜 수원을 선택했나.

▶학생 때 학자가 되고 싶었다. 학자가 되기 위한 과정을 성균관대에서 시작했고, 수원과도 인연을 맺었다. 수원은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이고, 내가 살기에 적합했다. 125만 시민들의 생각도 비슷하리라 본다. 집값이 안정됐고, 학구열도 과도하게 높지 않았다. 내 수준에서 감당할 만한 그런 집값, 학원비였다. 다시 말해 나와 비슷한 사람(서민)들이 어울려 살기 좋은 도시다. 

수원에서도 가장 외진 서수원 금곡동 칠보산 밑에서 오래 살았는데 살기 좋고 아이 키우기도 좋았다. 그렇다 보니 수원에서 내가 할 역할을 찾고자 시민운동가, 연구자, 행정가, 정치가로 활동하게 됐다.

-도시계획 전문가다. 안정된 도시는 오히려 어려움이 따르지 않나.

▶도시는 진화한다. 쇠퇴하면 사라진다. 세계 무수한 도시가 쇠퇴했다. 수원도 쇠퇴할지 모른다. 도시개발도 시기가 있다. 12년 전 부시장 때는 개발 후유증이 있어 멈춰야 했던 시기다. 협치, 거버넌스가 더 중요했다. 지금은 개발을 해야 할 시기로, 그렇지 않으면 침체된다. 개발은 삶의 질, 경제적 측면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 비행장 이전을 통한 실리콘밸리, 첨단기업 신도시 조성을 공약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그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군공항 이전(화성국제공항 조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모든 일에는 때와 시기가 있다. 화성국제공항은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된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와 내가 공약했고, 국회의원들도 주민투표 문제를 풀려고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화성시장 당선자도 국제공항이 선제 조건이면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전향적으로 발표했다. 숙성됐다는 의미다. 

정치적 환경과 힘, 시민들의 동의가 있으면 분위기가 전향적으로 바뀐다. 법 개정, 정책 타협, 시민 합의 등 어떤 방식으로든 연내에 주민투표 걸림돌이 제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민투표가 진행되면 찬성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시민 참여를 강조한다. 시정 운영 방향도 같은 맥락인가.

▶시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변화가 진짜 변화다. 부시장 재임 시절 시민 참여를 일관되게 주장했고, 시민계획단과 같은 성공 사례도 만들었다. 의례적 민원 청취 개념을 넘어 시민이 직접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일이 결국 시민 중심 정치의 시작점이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군공항 이전과 수원 내 첨단기업 유치, 관내에 많은 벤처기업을 탄생시키는 초석을 다지고 싶다.

-임기 후 어떤 인물로 평가받고 싶나.

▶시민들과 가장 많이 토론하고, 만난 시장으로서 시의 공론화 문화를 안착시킨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또 경기도 수부도시로서의 위상을 찾는 데 기틀을 마련한, 현장에서 언제라도 만났던, 현장과 함께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싶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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