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시 남동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씨(60)가 카카오모빌리티가 시행 중인 별점제도 휴대폰 화면을 가리키면서 어떻게 평가를 진행하는지 설명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강인희 기자
20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시 남동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씨(60)가 카카오모빌리티가 시행 중인 별점제도 휴대폰 화면을 가리키면서 어떻게 평가를 진행하는지 설명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강인희 기자

국내 택시 호출시장에서 80%를 차지하는 카카오택시가 시행 중인 별점 평가 때문에 인천지역 택시기사들이 운행에 애를 먹는다.

21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 T택시는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위해 택시기사 별점 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용객이 택시를 타고 내린 뒤 택시기사의 서비스 만족도, 택시청결도 등을 별 5개 만점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특히 정해진 평가 항목 외에도 이용객들은 자율적으로 의견을 남겨도 무방하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친절서비스를 높이고 이용객 의견을 모아 참고하려고 도입된 별점 제도가 프로멤버십 가입의 결정적 자격 기준이 되면서 승객에게 친절서비스 평가를 받아야 하는 택시기사들은 불편하기만 하다.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한 택시기사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려고 평점 기준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일부 승객의 경우 악의적으로 ‘별점 테러’를 가하기 때문이다.

프로멤버십 가입이 가능한 평점 기준은 5점 만점에 4점으로 기존 가입자가 멤버십을 갱신하려면 3.8점이 넘어야 한다.

인천시 남동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60)씨는 "승객에게 신호 위반이나 과속 같은 무리한 요구를 종종 받는다"며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별점 테러를 받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한모(50)씨는 "관련법상 행선지를 말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승객은 승차를 거부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승차를 거부하면 카카오에 신고를 해 어쩔 도리 없이 승객을 태워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술에 취해 자던 승객을 깨우려고 큰소리로 말하면 깨어난 승객이 되레 화를 내면서 놀랬다고 윽박지르거나 심지어 욕을 하고 별점 테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별점 제도로 인해 택시기사분들이 승객을 태우는 데 많은 고충을 겪는다는 사실을 안다"며 "내부적으로 택시기사분들의 고충에 대해 많은 논의를 거쳐 택시기사들이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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