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신호등을 잘 지켜야 돼. 빨간 불은 꼭 지키고 파란 불이라도 우리는 절대로 뛰지 말고 서로서로 손 들고 건너가자. 알겠지?"

앳돼 보이는 아이들 수십 명이 지난 21일 오전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대화동 인근 어린이집 스쿨존 횡단보도에 모여 시끌벅적 쏟아낸 재잘거림이다.

어떤 어린이는 큰 도화지에 자신이 직접 그린 ‘스쿨존 안전속도’ 포스터를, 또 다른 어린이는 ‘우선 선다, 살핀다, 건넌다’는 표어를 넣어 그린 포스터를 들고서 말이다.

신호등이 녹색 불로 바뀌자 이 자리에 모인 40여 명의 어린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한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큰소리로 "스쿨존 안전운행 하세요"를 외쳤다.

매일 아침 해당 스쿨존을 지나서 어린이집을 다니는 이 아이들의 작은 외침(?)에 주위를 지나던 시민들은 넉넉한 웃음 속에 박수를 쳤고,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 섰던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 화답했다.

이날 대화동어린이집 원생들이 1㎞에 달하는 거리를 걸어서 대화역 앞까지 펼친 교통안전체험과 홍보캠페인은 교사들과 일산서부경찰서 소속 교통경찰관들의 각별한 에스코트 아래 40여 분간 이어졌다.

환한 웃음 속에 이들을 맞이한 김상희 서장은 42명의 원생 모두를 ‘어린이 교통경찰관’으로 위촉하고 현장 발대식을 진행하며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전했다.

또한 교통관리계 소속 경찰관들은 교통사고 걱정 없는 등·하굣길을 위한 현장 중심의 어린이 맞춤형 교통안전교육을 별도로 진행했다.

김 서장은 "일산서부경찰은 ‘스쿨존 안전속도 철저 준수’ 등 선진국 수준의 어린이 교통안전을 확보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어린이들이 직접 현장 홍보캠페인을 펼치며 보여 준 신선한 충격을 통해 다시 한번 교통안전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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