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근영, 이종일, 김연옥, 김승기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인천시 중구 인천시민愛집을 찾아 대담 장소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김근영, 이종일, 김연옥, 김승기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인천시 중구 인천시민愛집을 찾아 대담 장소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세상 사람 속을 다 들여다보는 치과의사, 손익계산이 빠른 경제학 박사, 인천 주권을 찾는 시민활동가, 그리고 웃음이 멋진 이웃집 노신사. 한 명, 한 명 따로 두고 보면 그냥 인천시민이다. 그런데 인천을 밥상에 올려 두니 예사롭지 않다. 거침없는 입담이다. 속살까지 발라 뼈째 갈아 먹을 태세다. 그만큼 인천을 걱정하는 온기가 느껴진다.

기호일보 34년, 기분 좋은 소풍을 이들과 함께 보낸다. 고즈넉한 인천 송학동을 멋들어지게 지키고 선 인천시민愛(애)집에서 시시콜콜 인천을 품어 봤다.

장소 섭외부터 고민거리였다. 창간 34주년이라는 무게 때문인지, 1갑자 내공을 지닌 시민단체 공동대표들을 모시는 자리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꽉 막힌 사무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섰다.

기획회의를 하면서 목적지는 뚜렷해졌다. 인천에 본사를 둔 기호일보 창간기념호 제작, 민선8기 인천시 출범, 인천 대표 시민단체 공동대표와 좌담회를 모두 아우르는 장소가 어딜지 말이다.

그래서 택한 곳이 인천등록문화제 1호인 인천시민愛집이다. 개항 인천의 각국 조계지였던 송학동 1가 역사가 고스란히 보존된 공간이다. 응봉산 기세가 이곳에 모여 인천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이다. 이곳은 개항기 독일 영사관 부지로 공매를 통해 넘겨졌다. 독일계 소유 부지로 활용되다, 해방 후 인천 문화예술인들이 예악의 장소로 사용했으며 1966년부터 인천시장들이 관사로 사용했다. 고(故) 최기선 인천시장 때인 2001년부터 역사자료관으로 활용되면서 시민에게 처음 개방됐다.

김근영 인천경실련 공동대표가 집주인 마냥 내부 공간공간마다 사용처를 소개한다. 김 대표는 이곳을 마지막 관사로 사용한 최 전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시민에게 개방하기 전까지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처럼 ‘인천’에 본사를 둔 기호일보와 ‘인천’ 대표 시민단체 대표들과 ‘인천’의 해묵은 정치 현안을 ‘인천’시민들에게 돌아온 ‘인천’시민愛집에서 풀어내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또 다양한 갈등 구조의 중심에 인천시가 있지만 소통과 협치 행정은 한낱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인 거버넌스 행정에 대한 각 대표들의 생각을 창간 34주년 즈음에 활자로 남긴다.

-민선7기에 대한 총평은.

▶김근영(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상임부회장)대표=민선7기 시정부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잇따라 터진 대형 사건들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문제들을 수습하려고 많은 행정력을 동원해야 했기 때문에 그만큼 정상적인 행정이 어려웠으리라 본다.

그럼에도 ‘환경특별시’라는 시정 방향을 세워 놓고 다양한 노력을 했다는 점이나 ‘인천시민정책네트워크’라든지 시민참여예산제도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시민들의 시정 참여 내지는 협치를 위해 노력한 점은 높게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여러 사정으로 그 성과가 욕심만큼 나타나지는 못했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지역 국회의원들뿐 아니라 국회 전체가 민주당의 완전 우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시 행정에 이들의 정치적 도움을 적극 이끌어 내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인천시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승기(인향치과병원 원장)대표=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직면해 인천의료원을 중심으로 지역 보건소까지 공공의료의 대응은 한마디로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인천의료원의 최초 입국 외국인의 성공적 치료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법을 창안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검사 방법의 모범 답안을 만든 점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

▶김연옥(경실련 중앙위원회 부의장)대표=박남춘 시장님이 당선되셨을 때가 촛불 정국으로 굉장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그렇게 해서 당선이 되셔서 기대가 많았다. 그리고 정말로 민주당 출신 시장으로서 소통과 협치하시겠다 하고 시작하셨다.

하지만 실제로 소통을 하셨나 하고 되돌아보면 시민과 정말 얘기를 많이 하셨나 의문이 들면서 결론적으로는 잘 안 되신 듯싶다. 매립지는 가장 큰 문제인데 결국 대체매립지 마련도 제대로 못했다. 시민들한테 "2025년 종료하겠다"하셨지만 거기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에 대해서 다각도로 살펴보지 못한 점도 시민들과의 대화가 부족해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소통담당 부서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시겠다고 했는데 담당 측근 인사로 잘 되지 않았다. 여하튼 시작할 때는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많이 받았데 협동과 협치는 잘 되지 않았다.

▶이종일(한국뉴욕주립대학 기술경영학과 교수)대표=박남춘 시장님이 되고 나서 6개월도 안 됐는데 공무원들이 하는 얘기가 "시장님이 결정을 안 해 주신다"였다. 이 부분이 굉장히 안타까웠다. 자기가 하기 싫어도 공무원 조직을 통해서 일을 시키려면 결정을 해야 한다.

만약 시장이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으면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렇게 해서 의사결정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텐데 의사결정을 미루는 사안들이 많았다. 이렇게 임기가 2년 이상 지나면서 코로나19가 오면서 민선7기의 실적에 대한 평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시정부가 됐다는 말들이 있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2025년 사용 종료와 관련해서 논의도 있었다고 하는데, 민선7기 이전 정부에 대한 문제제기는 바른 자세가 아니었다. 인천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전 정부가 잘못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 어떻게 하고 앞으로 인천을 어떻게 이끌지가 관건인데, 과거 핑계를 대면서 시민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했다.

이번에 정권이 바뀐 상황도 이런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본다. 더 심하게 얘기하면, 우리가 지역에 일할 일꾼을 4년에 한 번 뽑는데 이렇게 책임을 전가하면 다 안 뽑고 싶어진다.

과거에 잘못된 일이 있으면 그것을 어떻게 개선하고 시민들의 이해를 얻어서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이렇게 미래의 질량적인 얘기를 해야 된다. 국가 차원에서 대통령이 바뀌고 인천시 차원에서 시장이 바뀐 이유가 과거에 대한 비난과 과거 지향주의적인 생각들 때문이라고 본다. 인천시민들이 선거를 통해 교훈을 줬다고 생각한다.

-민선7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없나. 역대 지역에 해묵은 과제 해결은 민선7기에서 많이 했다.

▶이종일 대표=인천에서 해묵은 과제를 해결한 일들이 많다. 그런데 항상 사람은 미래를 보고 과거는 잘 안 보듯이 민선7기에서 문제를 만들어서 이 사안을 4년 내에 해결했다고 결론 지을 만한 내용은 없다. 게다가 민선7기에서는 때가 돼서 해결된 과제에 대해 시민들한테 공을 돌리는 ‘공복’의 자세 또한 없었다. 서로 싸우거나 누구 책임이라고 전가하는 내용은 인천시민들이 어리숙해 보여도 다 기억한다.

▶김근영 대표=민선5기 정책이 시장이 바뀌면서 다 무너졌다는 말이 있다. 민선6기 또한 4년밖에 못하고 사라졌다. 거기에 민선7기는 소위 촛불혁명으로 민족적 항쟁에 의해 정권이 바뀐 데 대한 지나친 자신감 탓에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했지만 이종일 대표가 말씀하셨듯이 이제 4년을 돌아보니 너무 표식적인 일들이 많았다. 시민들에게 그런 문제의 해결 과정을 알리기보다는 그냥 보여 주기식 결과만 내놓는 경우가 너무 많지 않았나 판단된다.

-민선7기는 민주당이 중앙정치를 장악하고 지역 국회의원 다수가 있어 잘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종일 대표=양비론이 있어야 할 듯싶다. 예를 들어서 민주당의 어떤 계파적 논리 때문에 전폭적인 지지를 못 받아서 인천의 현안과제를 해결을 못했다? 일부는 맞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렇게 힘이 쏠렸을 때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동력 삼아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민선7기는 그렇지 않았다. 시민의 입장에서 우리도 좀 소홀했다.

-결국 민선7기 소통과 협치에 대한 문제인가. 긍정적인 사례는 없나.

▶김연옥 대표=배다리를 관통하는 도로가 해결됐는데, 해결 과정에 민관협의체를 만드셨다. 그래서 지역주민과 얘기가 잘 통했고, 협의를 통해 해결된 사례다.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의 골칫덩어리였다. 사실 시작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완전 쓰레기처럼 만들어 헛돈만 썼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 사용도 못하게 됐던 골칫덩어리를, 특히 안전문제 등을 잘 해결해서 운행했다.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부분이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근영 대표=김연옥 대표가 말씀하신 월미은하레일은 왜 그게 가능했느냐 하면 지금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과 이전 사장 등 두 분이 다 철도 기술적인 문제를 아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월미은하레일은 해결 못해서 끝까지 문제가 됐으리라 본다. 민선7기 임기 내 잘한 인사 중 하나다.

-민선7기에서 가장 놓친 문제가 소통과 협치라면 민선8기에 요구되는 민관 거버넌스 모델은 뭔가.

▶김근영 대표=우리 사회에는 아직 ‘민관 거버넌스’라는 말이 개념조차 불명확해서 어떤 모델을 제시한다는 자체가 무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하나의 운영 원칙을 제시하자면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를 말하고 싶다. 민관 협치 기구를 구성하되, 그 기구가 일을 이렇게 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도시재생을 예로 들자면, 어떤 지역에서 사업을 벌일 때 제대로 된 민관 협치 기구가 만들어져 구상 단계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의견을 내고 점검을 하면서 운영돼야 한다.

인천의 도시재생사업은 아쉽게도 도시재생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안에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들은 신도시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하고, 원도심의 재생지구들도 규모만 다를 뿐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도시가 무표정하고 품위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부터라도 도시에 품격 있는 문화의 옷을 입혀 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를 기획하고 감시하고 함께 만들어 갈 민관 협치 조직이 필수라고 본다.

최대한 빨리 사업을 끝내고 이윤을 챙겨 나가려는 기업이나, 번거로운 과정은 어떻게든 피해 보려는 공무원들의 행태를 막으려면 의식 있는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그 협치 기구의 형태보다는 시민들이 나서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시민들과 시가 충분한 협의를 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편이 민관 협치의 본뜻이라고 본다.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해야 한다. 인사 문제도 큰 틀에서는 모두 같은 방향이다.

▶김승기 대표=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중요한 화두였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공공의료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신속하고도 해결 가능성이 높은 방안을 말씀드리겠다.

기존 인천의료원은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산업단지도 끼고 있으니 속히 이전해 시민의 편의성도 높이고 병원의 운영도 정상화해야 한다.

인천적십자병원은 연수구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나고 주변 환경도 좋으며 시민들의 병원 이용 편리성도 높다. 인천시가 이 병원을 매입해 시립병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하면 좋겠다.

또 병원 신축에 따른 막대한 예산도 절감하고, 절감한 예산으로 제2인천의료원 신축도 앞당길지 모른다. 기존 인천의료원은 민원 소지도 없는 지역에 소재해 당장은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운영하면 된다. 

▶이종일 대표=대통령과 시장이 왜 5년 만에, 4년 만에 바뀌었는지를 곱씹어 봐야 한다. 예를 들어서 인천시장은 대통령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할 만한 일들을 추진하면 안 된다.

인천시장은 대통령이 아니니까 인천시민을 위해서 뛰어야 하는데, 경실련이 민선7기 시장 선거 때 수도권매립지 문제에 대한 질문을 각 캠프에 했을 때 당시 박남춘 시장 캠프에서 이렇게 왔다. 환경부와 협의해서 처리하겠다고. 황당한 답변이었다. 이게 인천시장 후보로서 해야 할 답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선8기 선거에도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인천시 이익을 대표하는 쪽에서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천시장은 대통령이 아니다. 또 인천시장은 부산시장이 돼서도 안 된다.

심지어 시장했던 사람도 부산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인천시민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는 상황 때문에 인천시민들은 많은 상실감을 느꼈다.

부산을 위하면 부산시장에 출마하든지, 경기도지사도 아니고 오로지 인천의 이익만을 위해 뛰어줬으면 한다.

김근영, 이종일, 김연옥, 김승기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인천시 중구 인천시민愛집에서 인천시의 정치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김근영, 이종일, 김연옥, 김승기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인천시 중구 인천시민愛집에서 인천시의 정치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인천e음 카드 캐시백에 대한 평가는. 

▶이종일 대표=이게 처음 들어올 때부터 반대했다. 왜냐하면 인천e음 캐시백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소득 재분배를 한다고 하는데, 이는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하는 얘기다.

인천e음 10% 캐시백은 소득 재분배에 역진 기능을 갖는다. 예를 들어서 100만 원을 쓰는 사람에게는 10%의 돈인 10만 원을 주지만 돈이 없어 10만 원 쓰는 사람은 1만 원밖에 못 받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민선8기를 시작하면서 5%로 줄인 결단은 타당하다. 특히 인천 경제가 정말 잘 되면 이게 없어져야 한다. 인천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다. 정치적으로 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인천의 지지율과 거의 비슷하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인천e음을 좀 줄여 경제가 좋아지면 그 돈을 정말 필요로 하는 곳에 소득 재분배가 되도록 쓰는 편이 합당하다. 인천e음이라는 인기 영합 정책은 경제학자 입장에서 봐도 맞지 않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김근영 대표=인천e음 캐시백 정책은 마약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마약은 단기간 효과를 볼 때 필요하다. 마약은 전쟁 때나 아플 때 필요하지 정상적일 때는 필요하지 않다.

이제 중독성 강한 음식은 끊어야 한다. 정책에도 감성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지금 자연스럽게 민선8기 시정부로 넘어가는 시기에 끊어야 한다.

-민선8기 시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근영 대표=앞서 밝힌 민선7기의 아쉬운 점들이 거꾸로 민선8기에게 바라는 점이다. 8기 시정부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악화된 신도시와 원도심의 불균형 해소, 도시 전체에 문화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 지역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이 재선만 쫓지 말고 진정으로 인천의 문제 해결에 힘을 쏟도록 만드는 일,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제대로 된 민관 거버넌스를 만들어 운영하는 일 등등 한둘이 아니다.

특별히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시 산하 공사·공단의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고, 없애야 할 조직은 없애도록 이들의 운영 내용을 꼼꼼히 살펴볼 민관 협치 기구도 하나 만들어 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시장의 임기 안에 뭔가 보여 주겠다는 조급함이나 ‘큰 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작은 행정 하나라도 꼼꼼하고 확실하게 챙기는 자세를 보여 주길 바란다.

▶김승기 대표=경제적 리스크가 시민들을 어렵게 하리라 예상된다. 우선, 지역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실질적 보호책을 강구하고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예산 규모도 중요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만큼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좋은 정책을 세우기 바란다. 

그리고 인구가 늘어나는 인천시가 돼야 한다. 그동안 인구가 정체됐다는 점은 인천에서 살아가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도 된다. 민선8기 들어서는 매년 10만 명씩 인구가 늘어 서울 다음에 부산이 아니라, 서울 다음에 인천으로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려면 교육이 특화된 도시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환경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전하기보다는 선진 교육환경을 찾아 인천으로 오는 사례가 늘어나도록 노력해 달라.

▶김연옥 대표=인천은 지정학적으로 서울에 너무 가깝다 보니 위성도시처럼 서울에 가려졌다. 수도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었는데, 관문 역할마저도 부산에 뺏겼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부산보다 인구도 더 늘어나고, 도시 규모도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과 가까이 있는 도시로서 더 확장하고 개발할 만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한다.

민선8기가 시작됐으니 이제 세계 10대 경제국의 대표 도시답게 큰 그림도 그려야 한다. 그러려면 시민과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떤 행정들을 펼쳐 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공항이 있는데도 항공정비 산업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지금 외국 비행기가 싱가포르에서 정비를 하면서 연간 4조 원의 고부가가치 생산 효과를 뺐기는 실정이다. 항공정비 단지가 생기면 인력 문제도 따로 고민할 필요 없이 해결 가능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매립하는 쓰레기 문제는 정말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천이 수도권의 한 지역인데도 전국 문제를 떠안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시장은 대통령 못지않은 위상을 가져야 한다. 그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한 포럼에서 연설을 했는데 주제는 크게 3가지였다. 균형·창조·소통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시민이 행복해야 한다는 내용은 당연하다. 그럼 초일류도시는 뭘까 고민하게 되더라. 민선8기가 생각하는 초일류도시가 어떤 내용인지를 시민들에게 보여 줘야 한다. 균형·창조·소통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도시를 만들어 달라.

▶이종일 대표=민선8기 거버넌스는 소통이 돼야 한다. 소통을 하려면 자연스럽게 인사 문제로 가게 되는데, 중앙정부의 일 잘하는 사람도 지역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그런데 중요한 부분은 넘버원을 데려왔으면 넘버투는 지역에서 일하던 사람이어야 한다. 지역과 소통을 해야 거버넌스가 유지되는데 민선7기에는 그런 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민선8기 인사에서는 지역 일꾼을 중용했으면 좋겠다. 

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될 때 시민들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의사결정은 자신감을 잃게 된다.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이 새로운 정책을 하려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시민들의 중지를 모아서 사고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전략산업이 생긴다. 

송도국제도시가 지금은 신도시지만 나중에는 원도심이 되고, 인천시민애집이 있는 곳이 다시 신도시가 될지도 모른다. 미국이나 선진국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능한 지도자가 들어오면 다 죽어가던 도시가 신도시가 되기도 하고, 잘나가던 도시가 망하기도 한다.

시장들이 재임기간에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엄청난 착각이다. 재임 때는 소통만 하면 저절로 다 이뤄지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정리=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사진=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