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현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안상현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반전성 유두종은 비강과 부비동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인구 10만 명당 1.5명이 발생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2~5배 정도 더 흔하게 발생한다. 주로 40~60대가 진단받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고, 흔하지 않은 종양임에도 발생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반전성 유두종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흡연과 알레르기, 직업적 노출이 보고된다.

반전성 유두종은 잦은 재발과 악성종양으로 전환하는데, 오랫동안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노출은 반전성 유두종 발생에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다른 양성종양과 다르게 종양 주변 조직으로 국소적 침윤과 주위의 골조직을 파괴하며, 종양의 원발 부위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을 잘한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여타 종양과 다르게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반전성 유두종을 진단받은 5~15%에서 편평세포 암종과 같은 악성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어, 이를 방치할 경우 나쁜 예후가 발생하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반전성 유두종 환자는 천천히 진행하는 코막힘을 호소하지만, 종양이 급격하게 증식하는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코막힘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한쪽으로만 발생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대부분 일측성으로 비강의 외측에서 잘 발생하는 종양의 특징과도 관련 있다. 또 잦은 코피를 호소하거나 농성 콧물 또는 분비물이 있어 부비동염 혹은 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 콧구멍 밖으로 튀어나온 종물을 주 호소 증상으로 외래에 내원하기도 하고, 종양이 비강을 가득 채우는 경우에는 안면통, 안구통 또는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반전성 유두종 진단을 위해서는 비강 내시경검사가 필수적이다. 반전성 유두종의 경우 만성 비부비동염에 동반된 비용종과 구분되지 않아 반드시 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코 안에 발생할 수 있는 비강 내 종양 감별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리 조직검사가 중요하며, 종양이 주변으로 침범한 정도와 원발 부위의 완전 제거를 위한 수술 범위, 접근 방법 등을 결정하기 위해 수술 전 CT와 MRI를 진행해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약물치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을 통해 종양의 기원이 되는 부분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과거에는 안면부에서 접근하는 내측 상악동 절제술과 같은 광범위 절개 수술이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비강 내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적인 종양 제거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4K 영상의 초고화질 내시경 도입으로 선명한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내비게이션 장비를 이용해 정확하게 종양의 기원이 되는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해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고 종양의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반전성 유두종은 악성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 종양이지만 수술적인 치료로 어떤 종양보다 좋은 예후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코막힘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코 안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반전성 유두종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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