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상의 의미는 특이하다. 한마디로 규정에 없는, 예정에 없는 파격적인 상을 베풀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적군을 맞이해 선두에 나서서 용감히 싸운 병사가 있다고 하자. 원래 규정대로 한다면 ‘일계급 특진’에 해당하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몇 계급 더 올려 중대장이나 대대장으로 승급시키거나 혹은 엄청난 금은보화를 하사한다거나 하는 걸 뜻한다. 이런 조치는 의외의 포상을 내림으로써 병사들의 사기를 높여 준다는 의미 이상이 있다. 즉, 파격을 통해 파격의 가능성을 군중에서 심어 준다는 일종의 정책으로서 갖는 신선함이다. 예를 들어 진나라 부흥을 이끈 상앙은 ‘동문에 꽂아 둔 막대기를 서문으로 옮겨 꽂는 자에게 백금을 주겠다’고 포고문을 내걸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콧방귀를 뀌며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심심하던 차의 한 청년이 속는 셈치고 막대를 옮겨 백금을 선물로 받았다. 이후 진나라 포고령을 모두가 신뢰하고 따르게 됐다. 의외의 비상한 방법은 비상한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물론 비상한 방법은 그리 남용해서 안 될 일이겠으나.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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