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쌍용차 인수 대상자로 KG그룹이 선정됐다. 말도 많고 과정도 복잡한 인수 대상이고 논란도 많았지만, 드디어 기나긴 과정을 마치고 제대로 된 제작사로 시작한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큰일이 기다리고 있다.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마무리 인수 작업이다. 법정관리 중인 만큼 하루속히 제대로 된 기업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채권자 동의는 물론 상장 폐지 여부도 연장한 만큼 마무리 자금과 함께 에디슨 모터스와 같은 과오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주변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법정관리 중이지만 항상 지적돼 왔던 구조조정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년 무임금으로 법정관리 중인 만큼 실질적인 사람 줄이기는 어렵다. 특히 국내 여건상 최근 노사관계가 변하고 있어서 앞으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새로운 정부는 노사 간 균형을 강조하고 있어서 지난 정부와 같은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은 끝났다는 점이고, 전기차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생산현장의 인력 감소 등 변수가 많아졌다. 이 상황에서 노조는 더욱 일자리 유지와 전기차 공장 국내 유치 의무화 등 어렵고 힘든 요구를 하고 있어 올해 노사의 합리적인 타결은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특히 쌍용차는 이전에 디젤차와 SUV라는 한정된 자산만을 가지고 신차 출시가 됐던 만큼 앞으로는 더욱 미래차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와 새로운 감각으로 신차 출시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토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나 가솔린 모델에 한정됐고, 아직은 제대로 차량이 전달되지 못하는 만큼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 등의 모델 개발을 통해 타 사 대비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항상 청산에 대한 어두운 부분이 등장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수하는 KG그룹의 후속적 자금 지원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전 마힌드라 그룹과 같이 신차를 판매해 번 자금으로 신차를 개발하라는 무책임한 경영은 다시 한번 쌍용차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수대금 약 1조 원은 당연하고 향후 1조 원 정도는 꼭 더 필요할 것이다. 노후화된 평택공장의 이전과 새로운 시설, 특히 전기차 생산라인의 건설은 당연하고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입자금도 더욱 크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도 요청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제대로 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매칭펀드 형태로 산업은행에 제대로 된 지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외에서의 자동차 수준은 이제 예전과 완전히 다르다. 분명히 쌍용차보다는 2~3단계 높은 수준인 만큼 얼마나 이러한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신차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는가가 가장 핵심이다. 현재 정상적으로 기업이 인수해도 ‘쌍용차는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 연장’ 정도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쌍용차가 앞으로 죽느냐 사느냐의 결정은 오직 쌍용차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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