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임명한 경제부지사가 불과 4일 만에 낙마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김동연호가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2일 새로운 부지사 후보로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을, 도정자문회의 위원장에 강성천 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각각 내정하면서 인선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김동연 지사가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불미스러운 일로 잃고, 새 인물 수혈이 요원했던 상황에서 이틀 만에 후임 인선을 진행하면서 조기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경제부지사 후보로 내정된 염 전 시장은 올해까지 12년간 수원시장을 지내면서 수원시를 특례시로 탈바꿈시킨 주역 중 한 명이다. 지방분권 전도사로 지칭되면서 자신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데다, 특히 올해 6·1 지방선거에서는 본인의 경선 상대였던 김 지사가 본선 후보로 정해지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 구성된 민선8기 경기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공동위원장을 맡아 향후 4년간 경기도정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 김 지사 입장에서는 당내 기반이 탄탄치 않은 상황에서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염 전 시장이 대열에 합류하면 우군을 확보하는데다, 지난 12년간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았던 염 전 시장의 노하우도 십분 활용 가능하다.

경기지사 도전 실패 이후 향후 정치적 행보를 고민하는 염 전 시장 역시 이번 인선이 반가운 상황이다. 기초자치단체 행정 수장 경력에 더해 도의 조직 개편을 통해 이전에 비해 훨씬 커진 광역행정 경험을 쌓게 되면서 차기 선택지가 더 넓어지리라는 전망이다.

당초 도정자문회의 위원장으로 예정됐던 염 전 시장이 부지사직으로 옮겨지면서 새로 도정자문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성천 전 차관의 내정도 향후 경기도정의 방향을 가늠할 만한 대목이다. 강 전 차관은 올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입각설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캠프 출신의 현 이영 장관이 내정되면서 공직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2년여의 차관 임기 중 꼼꼼하고 스마트한 업무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손실 보상, 재난지원금과 같은 현안을 직접 챙겼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 지사가 다가올 경제위기를 대응하고자 강 전 차관을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강 전 차관이 도내 뿌리기업 등 제조업에도 높은 관심을 보여 왔기에 김동연호의 경제위기 대응 능력을 키울 적임자라는 평이 나온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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