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8일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제일시장 거리에서 폭우로 인해 빗물이 찬 모습이다. 사진=독자제공
지난8일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제일시장 거리에서 폭우로 인해 빗물이 찬 모습이다. 사진=독자제공

쏟아지는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은 인천지역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행여 또 비가 쏟아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관련 기사 4면>

수마가 한 차례 할퀴고 간 9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제일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시장 곳곳은 흙탕물 범벅이다. 상인들은 전날 내린 폭우로 들이닥친 흙탕물 흔적 지우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연신 걸레질과 빗질에도 수마가 할퀸 흔적을 지우기란 쉽지 않다. 냉장고 등이 고장 나거나 흙탕물에 묻어 제품을 팔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40년 넘게 이 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A(58)씨는 "순식간에 불어난 빗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면서 지대가 높은 곳에 설치한 냉장고에도 빗물이 들어가 (냉장고가) 작동하지 않는다"며 "오늘도 비가 온다는 소식에 수리기사를 안 불렀는데 비가 또 많이 와서 물바다가 될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가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점 안은 빗물을 가득 먹은 상품 상자들이 너저분하다. 화장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B(42)씨도 "빗물이 판매 상품에도 많이 묻어 결국 팔지도 못하게 됐다"며 "지금도 빗물에 젖은 화장용품을 보면 열불이 난다"고 푸념했다.

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는 전통시장뿐 아니라 번화가에 위치한 노래방 등 상점에서도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미추홀구 용현동 용현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한 노래방. 8일 200㎜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빗물이 노래방 안까지 들이치면서 내부 바닥 곳곳에는 진흙탕 흔적이 역력했다. 기계 일부는 물에 젖었고, 손님이 이용 가능한 방은 그나마 2개가 전부다.

노래방 안 복도 한편에는 이웃에게서 급하게 빌린 제습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특히 문턱에 걸려 고인 빗물은 기계까지 설치해 뽑아내는 중이다. 바닥 일부는 심각하게 훼손돼 마치 폭격을 당한 장면과 흡사했다.

노래방 업주 C(60)씨는 "노래방 안에 빗물이 심하게 차서 결국 영업을 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빗물을 빼내는 상황"이라며 "배수 작업이 거의 다 끝났는데, 오늘도 비가 많이 와서 장사를 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부터 9일 오후 5시 현재까지 10개 군·구에 277건, 소방상황실에 367건 등 총 644건에 달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