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의 정상을 노리는 한국이 베테랑 수비수 최진철(33.전북) 공백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최진철은 19일 중국 지난의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축구 선수권대회 조별리그 B조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1경기 출전정지를 당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가운데 하나인 최진철은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취임 이후 열린 두 차례 평가전과 대회 1차전까지 모두 선발출장시킨 한국 수비의 핵.

187㎝의 최진철은 골키퍼 김용대(189㎝)와 차기석(191㎝)을 빼면 대표팀 최장신으로 수비에서의 제공권 장악 능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해 꼭 필요한 존재.

요르단과의 경기를 득점없이 0-0 무승부로 마쳐 순조롭지 못한 출발을 보인 한국으로서는 23일 열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차전이 8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지만 최진철 카드를 쓸 수 없어 난처한 표정이다.

일단 포지션상으로 최진철의 자리를 대신할 만한 선수로는 박재홍(전북)과 김진규(전남)가 꼽힌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까지 대표팀의 주전으로 기용돼 기량을 검증받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기에 선발 출전시키기에는 위험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세이하 대표팀에서 전격 발탁된 김진규는 경험이 부족해 본프레레 감독으로부터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배워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에 따라 본프레레 감독이 공격력 강화를 위해 채택한 스리백(3-back)을 포기하고 포백(4-back)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영민(울산)과 이영표(에인트호벤)를 아래로 내려보내 좌우 윙백으로 기용한다면 주전급 선수들로만 수비라인을 구성할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은 김태영(전남)이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 10일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최진철, 이민성(포항)과 호흡을 맞춰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수비수들의 신장이 작아져 공중볼 다툼에 있어서는 여전히 최진철의 존재가 그리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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