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에 모두의 행복을 염원할 추석이 다가왔다. 아쉽게도 올 추석마저 코로나19 감염병이 퍼지리라는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가볍게 명절을 보내는 인내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원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연휴를 즐길 만한 방법을 소개한다.

화성행궁 내부에 설치된 달 모양 조형물. 추석 연휴 야간 개방으로 가을밤 낭만적인 분위기를 돋운다.
화성행궁 내부에 설치된 달 모양 조형물. 추석 연휴 야간 개방으로 가을밤 낭만적인 분위기를 돋운다.

# 매력 두 배 화성행궁, 초가을 저녁 산책

수원화성은 남녀노소 누구나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장소로 제격이다. 도시 한가운데 자리잡은 아늑하고 아담한 옛 궁을 거닐며 고즈넉하면서도 활기찬 경험이 가능하다.

그 중 으뜸은 화성행궁이다. 연휴기간 내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문을 연다. 더욱이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달빛정담’은 밤 궁궐을 산책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선선해진 저녁 시간, 아늑한 조명 아래 돌담과 기와가 장식한 궁궐 안을 산책하며 가족끼리 더욱 돈독한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입구 사진 찍는 곳에 마련된 커다란 보름달은 추억을 만들기에 그만이다. 

낮 시간대 공연들도 다채롭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9~12일 오후 4시에는 추석을 맞아 특별공연 ‘온달’이 무대에 오른다.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전통예술인들은 인형극, 줄타기, 전통무용, 탈춤 등 날마다 다른 공연의 재미를 선물한다. 무예24 시범공연은 연휴기간 하지 않는 대신 11일에만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특별공연을 펼친다.

연휴기간 줄곧 수원화성은 공짜로 문을 연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손꼽히는 방화수류정과 넓은 잔디밭이 마음을 너그럽게 해 주는 연무대, 팔달산 자락을 끼고 운동도 적당하게 할 만한 서장대 등에서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화성행궁광장을 비롯해 곳곳에 있는 종합안내소와 각 지점별 해설사 안내소, 체험시설 등은 운영시간이 각기 다르다. 추석날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화성행궁 유여택 앞에서 선보인 ‘무예24 시범공연’. 오는 11일 오전 11시, 오후 2시 특별공연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화성행궁 유여택 앞에서 선보인 ‘무예24 시범공연’. 오는 11일 오전 11시, 오후 2시 특별공연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 미술관에서 만끽하는 자연과 예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한 갖가지 전시가 진행 중이어서 예술작품이 된 자연을 가까이서 만날 기회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진행되는 ‘먼 산을 머금고’는 수원 출신 박영복·이선열·권용택 작가가 그린 자연을 조명한 전시다. 고향을 떠난 뒤 강원도 평창에서 오랜 시간 지내며 자연을 재료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세 작가가 화폭에 담아낸 일상의 소박한 풍경과 수려한 풍광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꽃이 활짝 핀 듯한 보름달, 겹겹이 푸른 바위벽과 힘차게 휘감아 도는 강줄기 등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풍광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소장품 교류기획전 ‘우리가 마주한 찰나’는 수원시립미술관을 포함해 모두 10곳의 국공립미술관 소장품을 전시한다. 이건용·김창열·이배와 그 밖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 스물네 명이 재현한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 내면과 예술에 관한 사유를 담은 ‘그 너머’를 마주하게 이끈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두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관람 가능하며,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6시까지 입장해야 한다. 연휴 나흘 중 추석날인 10일은 들어가는 값 4천 원을 받지 않는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특별한 공연도 준비돼 즐거움을 더한다.

12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로비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공짜 공연이 펼쳐진다. 재즈와 국악 퓨전밴드 ‘아름드리’ 연주가 기대를 모은다.

연휴기간 쉬지 않고 공짜로 운영하는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는 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현대미술 작가들과 함께하는 교육전시 ‘휘릭, 뒹굴~ 탁!’이 12일까지 열리니 일정과 참여가 가능한지를 미리 알아 두면 좋다.

# 박물관에서 만나는 삶의 흔적

고향 방문이나 여행을 떠나지 않고 집에서 안전하게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이라면 그 아쉬움을 박물관에서 달랠 기회가 있다.

추석 연휴기간 수원시가 운영하는 박물관 세 곳 모두 돈을 받지 않고 문을 여니 운영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중 적당한 시간을 골라 찾아가면 된다.

수원박물관은 테마전 ‘수원지역의 개발과 보존’을 추석 연휴 마지막 날까지 진행한다. 코로나19가 퍼지는 상황을 막고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새 도시 주민들이 수원에서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만나게 된다. 

광교지구와 호매실지구 등 새 도시를 개발하면서 진행한 유적조사에서 발굴한 수원지역 유물 100여 점을 전시했다. 광교에서 발굴한 통일신라시대 토기, 조선시대 전주이씨 이만화 묘지(墓誌)명·묘지함(1744년), 호매실에서 발굴한 청동기시대 돌칼과 골아가리토기들이 대표한다.

특히 16세기 양반 집안 여인의 온전한 옷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국가민속문화재도 만날 기회다. 오산 가장지구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던 2007~2011년 발굴한 뒤 국가민속문화재 제300호로 지정한 유물들이다.

조선시대 청동거울, 저고리(구성이씨 무덤 출토), 자수바늘꽂이(여흥이씨 무덤 출토)와 그 밖에 수원박물관이 보관·관리 중인 주요 국가귀속유물을 만난다.

수원광교박물관에서 여는 테마전 ‘근대관광, 금강산을 열다’는 여행을 가지 못한 시민들이 아쉬움을 달랠 만한 전시다. 독도박물관 초대 관장을 역임한 수원 출신 고(故) 사운 이종학(1927~2002)선생이 수원시에 기증한 유물 중 금강산 관련 자료를 가려 뽑았다.

조선시대 금강산 유람 관련 자료, 개화기 외국인들의 금강산 기행문, 일제강점기 금강산 관광 양상과 금강산 관광지 개발 관련 자료들에서 지난날 여행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먼 산을 머금고’ 전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먼 산을 머금고’ 전시.

# 누구나 따뜻하게, 시민을 안전하게

수원시는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명절을 보내게끔 ‘2022 추석 연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추석 연휴기간 건강 관리를 위해 급할 때 이용할 만한 병원을 알아 둬야 한다. 시는 4개 구 보건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코로나19 검사를 하려고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또 24시간 운영하는 종합병원과 응급의료기관은 모두 7곳이다. 무엇보다 가까운 비상진료기관과 약국 운영 시간을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 응급의료정보센터(www.1339.or.kr)를 이용해도 좋다.

일상생활의 불편을 확 줄이려고 쓰레기는 9일과 12일에는 정상으로 거두고 10일과 11일에 거두지 않는다.

연휴가 시작되기까지 추석 물가 동향을 파악하고 성수품 중점 관리, 가격표시제, 원산지표시를 제대로 하는지 지도·점검한다. 또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게 명절을 보내도록 길거리에서 잠자는 이들과 밥을 굶은 아이들에게 공짜로 밥을 준다.

모든 정보는 시 공식 홈페이지 안에 따로 마련한 ‘추석 연휴 종합 안내(https://holiday.suwon.go.kr/sw-holiday/sw-holiday-01.jsp)’에서 자세한 내용을 안내한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수원특례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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