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중중학교 학생들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김용각 포천 영중중 교장의 각오다.

포천시 영중면 양문로1길 23에 자리잡은 영중중은 1970년 개교해 현재 일반학급 3학급, 특수학급 1학급에서 64명의 학생과 26명의 교직원이 생활하는 공립중학교다. 

교훈은 ‘지성’으로,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영중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교육공동체의 바람을 담았다. 교표는 오각형의 별 모양으로, 안에는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영중’이라는 글자가 박혔다. 오각형의 별은 ‘세계로 뻗어 가는 영중인의 기상’을, 파란색은 ‘진리·꿈·젊음’을, 노란색은 ‘발전·관용·지혜’를 뜻한다.

은행나무를 교목으로 삼았는데, 이는 은행나무가 잎이 무성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며 열매가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특성을 지녀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삶’을 살라는 뜻이다.

예술중점학교인 영중중이 3·8로드마켓
예술중점학교인 영중중이 3·8로드마켓

# 네 가지 노력

영중중은 소규모 학교 특성을 살리면서 서로 행복하게 성장하고자 네 가지를 목표로 삼고 이를 이루려 노력한다.

첫째는 ‘민주 학교 문화’ 만들기, 둘째는 ‘모두가 주인공’인 학교 만들기, 셋째는 ‘감성과 창의성을 지닌 인재’를 키우는 학교, 넷째는 초·중 연계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다.

민주주의 정신에 걸맞은 학교 문화 만들기는 구성원이 자신의 문제를 민주주의 절차로 스스로 해결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또 학생자치회의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내일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민주주의 제도와 문화를 경험해야 민주시민으로 성장한다는 믿음에서 나왔다.

‘모두가 주인공’인 학교 만들기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교육 3주체 모두 교육활동 계획과 실천 과정에 참여하고 함께 책임지는 학교를 만들자는 얘기다. 지난해에도 현장체험학습과 체육대회인 ‘영중한마당’을 학생자치회와 학부모, 교사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열었다.

‘감성과 창의성을 지닌 인재’를 키우는 학교를 위해 영중중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형 예술중점학교를 운영한다. 또 자유학년제 수업시간과 평일, 주말 방과후학교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익힌다. 

아울러 ‘초·중 연계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인근 포담초와 마을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제1회 그린나래 음악회를 열었다.
제1회 그린나래 음악회를 열었다.

# 이색 교육활동

영중중은 2018년부터 음악 분야 교육과정형 예술중점학교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자유학년제와 연계자유학년제의 예술활동 시간, 평일과 주말 방과후학교 시간에 바이올린·첼로·밴드·통기타를 배운다. 지역 경연대회와 성장 발표회 공연을 하면서 예술 감수성을 키운다.

더욱이 올해 포천 3·8선 작은음악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성장 발표회, 영중면민의 날 공연으로 지역사회와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긴 영중중의 밴드부도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밴드부는 포천지역 경연에 몇 년째 참가 중인데, 소규모 학교인데도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포천시 늘푸른예술제 은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의 노력에 부응하고자 교사들도 밴드 동아리를 만들어 연말 공연을 목표로 연습에 구슬땀을 흘린다.

영중중은 지역 특성상 기초학력이나 교과 학습이 부진한 학생 비율이 높아 이를 해결하려고 교사들이 힘을 합쳤다. 바로 교사들의 멘토링이다. 교사들은 첫 번째 멘토링을 끝낸 뒤 다시 모여 학생들의 참여도, 반응, 성장 정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두 번째 멘토링을 진행한다.

영중중의 간판 자랑거리인 학생자치회도 빼놓아선 안 된다. 학생자치회는 학교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토론하고 해법을 찾거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소소한 방안을 스스로 실천한다.

이 밖에도 양심 우산 대여, 사복데이, 따뜻한 아침맞이, 느린 편지, 세월호 추모행사, 영중한마당, 교과융합체험학습 같은 프로그램도 빛난다.

영중한마당 등 학교 대표 행사를 주관하는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기념촬영했다.
영중한마당 등 학교 대표 행사를 주관하는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기념촬영했다.

# 영중한마당·숙박형 현장체험

영중중의 가장 큰 행사를 꼽자면 체육대회와 축제를 겸한 ‘영중한마당’과 2박3일 현장체험학습이 으뜸이다. 두 행사는 계획부터 실행까지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이뤄진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교육공동체의 협의 과정을 거쳐 교과융합의 날, 영중한마당, 현장체험학습 등으로 나눠 진행했다.

교과융합의 날에는 교실 탈출, 교과문제 풀기, 연극 공연, 해피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영중한마당에서는 2인 3각, 색판 뒤집기, 돼지 꼬리 잡기, 신발 던지기 같은 놀이를 즐겼다.

현장체험학습은 당일치기로 남이섬을 방문했는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올해는 인근 포담초와 연합해 영중한마당을 열 예정이며, 현장체험학습은 다음 달 학생들의 계획대로 백제문화권과 서울 놀이시설에서 진행한다.

# 지역과 함께

영중중은 2019년부터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마을봉사공동체를 만들어 학교 텃밭에서 거둔 채소를 소외 이웃들과 나눈다. 해마다 6월에는 학교 텃밭에서 수확한 감자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연말에는 김장 나눔을 한다. 

인근 소규모 학교인 포담초와 자연스럽게 연계해 활동한다. 포담초 학생들이 대부분 영중중으로 진학하기 때문이다. 

영중중은 포담초와 초·중 연계교육과정을 추진하며, 교사들끼리 몇 차례 모여 ‘영중을 담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했다. 그 결과 두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은 지난 6월 3일 영중면체육문화센터에서 모여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명랑 운동회’를 열었다. 

학생자치회는 2학기에 진행하는 영중한마당에서 포담초와 무엇을 함께할지를 논의 중이며, 두 학교 교사 간 체육대회도 열 예정이다.

영중중 교사 친목을 위한 생일잔치. <포천 영중중학교 제공>
영중중 교사 친목을 위한 생일잔치. <포천 영중중학교 제공>

# 교사도, 학부모도 행복한 학교

영중중은 학생들의 행복뿐만이 아닌 교사들의 행복도 중시한다. 경력 있는 교사들과 초임 교사들로 구성된 영중중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교사들이 월마다 스스로 교직원 생일잔치를 열어 주고, 단체복도 사서 화합을 다지기도 한다. 그린 커뮤니티와 교사 밴드 동아리 활동, 교직원 워크숍에서 전문성을 키우면서 친교도 다진다.

이같이 친밀하고 협조하는 분위기에서 수업과 생활지도에 대한 고민을 자유롭게 주고받는다. 존중과 배려, 자율과 협조로 만들어진 교사 문화는 결국 학생들의 교육에도 그대로 녹아든다.

학부모의 행복도 빼놓아선 안 된다. 영중중의 또 하나 자랑거리는 스스로 활발하고 힘차게 활동하는 학부모회다.

학교안전지킴이와 독서동아리, 사제부(교사·학생·학부모) 문학기행, 목공활동 같은 학생 교육활동과 학부모회의 전문성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마을봉사공동체에도 적극 참여할 뿐 아니라 체육관을 증축하는 학교에 선정되려고 갖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올해는 지역사회, 포담초 학부모회와 연합해 10여 차례에 걸쳐 사랑의 먹거리 사업을 벌여 부모 사랑을 적극 실천했다.

# 김용각 교장 인터뷰

 2019년 3월 1일 공모교장으로 영중중에 부임한 김용각 교장은 이곳에서 자신의 첫 교장직을 맡았다. 영중중에 부임하기 전인 2015년부터 2019년 2월까지는 고양 백석중, 동두천 생연중에서 교감으로 재직했다.

 김 교장은 관리자로서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안다. 그는 경기도민이나 지역주민들이 ‘영중중’하면 떠올렸음직한 네 가지를 만들고자 간단없이 노력했다.

 김 교장은 "영중중은 감동과 존중, 화목으로 학생들의 꿈을 키워 주는 학교, 교육공동체가 더불어 배우고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학교, 저마다의 빛깔로 사람 향기 나는 행복한 학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학교 문화에서 모두가 주인공인 학교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학교시설 같은 유형의 환경을 구축함은 물론 심리·정서 면에서도 안전한 학교, 가정과 같이 편안한 학교를 만들겠다"며 "영중중에서 추진한 ‘인사·웃음·칭찬’이 있는 학교 문화를 쭉 이어가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사진=<포천 영중중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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